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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미사이언스 라크로스 후원, 임종훈 대표 사심(私心) 의혹… 자녀 선수로 활동中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9 14:19

임종훈 대표 고등학생 자녀, 라크로스 선수 활동 중

라크로스, 미 대학입시에 유리… ‘그들만의 스펙’으로 불려

자금 유치 외치는 임 대표와 배치된 라크로스 후원 행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는 올해 대한라크로스협회장으로 취임했고, 최근 한미그룹은 라크로스를 후원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런데 임 대표의 두 자녀가 라크로스 선수로 뛰고 있는 것으로 파악돼 후원에 사심이 들어간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이사가 지난 4월 23일 서울 한미그룹 본사에서 임원들을 대상으로 열린 '인공지능 기술 세미나'에 앞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출처/한미사이언스

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의 고등학생 자녀가 라크로스 선수로 활동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임 대표는 슬하에 08년생 쌍둥이 자녀를 두고 있다.


라크로스는 망이 달린 스틱을 이용해 공을 골대에 넣어 득점하는 스포츠다. 한 팀은 공격수·미드필더·수비수 각 3명 골키퍼 1명 등 총 10명이 구성되어 있고, 경기는 1쿼터에 15분씩 총 4쿼터로 운영된다.


영미권 국가 중심으로 인기가 있고, 캐나다의 국가스포츠이기도 하다. 2028년 LA 올림픽 정식 종목이며, 캐나다와 미국에는 프로팀이 존재한다.


국내 기준으로 본다면 라크로스는 도입 단계이다. 하지만 미국 대학 진학을 준비하는 고등학생들에게 '그들만의 스팩'으로 불릴 만큼 인기가 있다.




고등부 리그에 참가하는 학교만 봐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대부분 입시 명문으로 알려진 고등학교다. △민족사관고 △용인외국어고 △경기외국어고 △세인트폴서울 △SJA 제주 △충남삼성고 △인천 포스코고 △인천 하늘고 등 자율형 사립고, 외고, 국제학교를 중심으로 고등부 리그가 운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대학 진학 시 스포츠 성과는 입학에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자금 유치 외치는 임종훈 대표의 모순된 행보


한미사이언스는 그간 라크로스와 인연이 없었다. 그런데 임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대표로 취임한 올해부터 라크로스 후원이 시작된다. 지난 13일 한미사이언스는 '라크로스 여자청소년 대표팀의 2024년 홍콩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에 후원사로 참여했다.


물론 스포츠 발전을 위한 기업체의 후원은 독려할 필요가 있다. 다만, 기업체 수장의 자녀 입시와 관련된다면 스포츠 관점에서는 공정성 및 특혜시비에서 자유롭기 쉽지 않다.


그렇기에 최태원 SK회장이 핸드볼을 후원한다고, 최태원 회장의 자녀가 핸드볼 선수를 하지 않았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도 마찬가지다. 그는 그의 아버지인 정몽구 명예회장이 1985년 대한양궁협회장에 취임했다고 양궁선수를 하지 않았다.


유사한 사례라고는 승마다. 당시 승마 입학 비리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고, 그 주인공인 정유라 씨는 입학을 취소당했다.


아울러 임 대표의 꾸준한 자금유치 발언과 라크로스 후원은 상반된 행보다. 지난 26일 임 대표는 대주주연합의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 과정에서 한미그룹은 “중장기적으로 한미의 글로벌 파마 도약을 위해서는 생명과학 분야에서 잠재력 있는 국내외 기업들의 인수합병이 필요하며, 이를 위한 대규모 투자유치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진단했다.


통상 투자 유치를 위한 투자자 설득 과정에서는 유치의 정당성을 높이기 위해 필수적인 지출 이외에 새로운 지출을 단행하지 않는다. 라크로스 후원은 이와 상반되는 행보다.


그렇다고 임 대표 개인적으로 자금 여유가 있는 상황도 아니다. 지난 5월 20일 임 대표는 자녀들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보유 주식 78만 4057주(1.12%)를 담보로 교보증권에서 150억 원을 빌렸다.


IB업계 관계자는 “임 대표는 자녀의 주식까지 대출을 위해 쓴 것은 소위 '영끌'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자녀가 선수로 있는 운동에 협회장으로 취임하고 후원하는 것은 공과 사를 구분하지 못한 경영진의 판단으로 보이고, 부적절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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