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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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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는 불이 더 잘난다?…현대차 “오해 바로 잡아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8.29 10:29
유정복

▲유정복 인천시장이 5일 서구 청라동 아파트 지하주차장 화재현장을 찾아 피해 및 복구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지난 1일 인천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 이후 '전기차 공포증'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업계의 노력에도 소비자들의 공포심은 쉽사리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에 현대자동차는 “잘못된 정보와 막연한 오해가 전기차에 대한 불안감 확산을 부추기고 있어 명확한 사실관계를 통해 오해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29일 밝혔다


현대차가 설명한 첫 번째 오해는 '전기차는 내연기관차보다 화재가 많다'는 것이다.


현대차는 “소방청 통계에 따르면 자동차 화재는 비전기차와 전기차 합계 매년 4500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며 “지난해에는 4800건에 이르는 등 하루에 약 13건 이상 발생할 정도로 빈번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다만 연도별 자동차 누적 등록대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1만대당 화재 건수는 지난해 기준 비전기차는 1.86건, 전기차는 1.32건으로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며 전기차 화재 발생 비율은 비전기차에 비해 30% 정도 낮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햔대차 전기차 PE 시스템.

▲햔대차 전기차 PE 시스템.

두번째 오해는 '전기차 화재는 열폭주 때문에 진압이 어렵다'는 주장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전기차 화재는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여러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고 있으며, 실제로 기타 부품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한 대부분의 전기차 화재는 배터리 열폭주를 수반하지 않았다.


배터리팩은 고도의 내화성, 내열성을 갖춰 배터리 이외 요인으로 화재 발생 시 불이 쉽게 옮겨붙지 않기 때문에 화재에도 열폭주 전이를 지연시키는 기술을 통해 조기진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7월 경기도소방재난본부가 실시한 '전기차 화재 진압 시연회'에서 조선호 경기소방재난본부장은 “전기차 화재의 초진이나 확산 차단이 내연기관 차량보다 더 어려운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특히 현대차는 “화재 완전 진압까지 걸리는 시간이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오래 걸려 피해가 크다는 것도 대표적인 오해"라고 말했다.


일부 전기차 화재에서 초기 진압은 단시간에 이뤄지더라도 이후 혹시 모를 배터리 화학 반응에 대비해 차량을 일정 시간 소화수조에 담가 놓거나 질식포로 덮어 모든 배터리 에너지가 소모될 때까지 관리하기 때문이다.


세번째 오해는 '전기차 화재는 확산이 빠르고 온도가 높다'는 주장이다.


현대차에 따르면 기본적으로 배터리 1kWh의 열량은 3.6메가줄(MJ)로 가솔린 1리터의 열량 32.4메가줄 대비 크게 낮다. 즉 같은 용량이라면 열량이 높은 연료를 싣고 있는 내연기관차의 화재 확산 속도가 더 빠르고 차량 외부 온도도 더 높이 오르는 편라는 것이다.


한국방재학회 '전기자동차와 가솔린자동차의 실물화재 비교 분석'에 따르면 실험 결과 가솔린차의 화재 확산이 더 빠르고, 외부 온도도 훨씬 높게 올라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한다.


지난 1일 인천 청라에 위치한 대단지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외제 전기자동차 폭발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피해액이 100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붙여있는 전기차 차주 대상 안내문.

네번째 오해는 '전기차는 지하주차장 화재에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하주차장 등 실내에서 자동차 화재가 발생한 경우 전기차, 내연기관차 등의 차량 종류와 무관하게 스프링클러의 역할이 가장 중요하"고 말했다.


한국화재소방학회가 지난 4월 발행한 '지하주차장 내 전기자동차 화재의 소방시설 적응성 분석을 위한 실규모 소화 실험' 논문에 따르면 스프링클러 작동만으로도 인접 차량으로의 화재 전이를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됐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5월 전북 군산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는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해 45분만에 진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도봉구 아파트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사진=이찬우 기자

▲서울시 도봉구 아파트 주차장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 사진=이찬우 기자

다섯번째는 '과충전은 화재의 원인'이라는 오해다.


현대차는 “배터리 충전량은 화재 발생과 연관성이 미미해 충전량 제한이 근본적인 대책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기차 배터리를 100% 완전 충전해도 충분한 안전범위 내에서 관리되도록 설계했다"며 “고객에게 보여지는 시스템 상의 100%가 실제로는 100%가 아니고 만에 하나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BMS가 과충전을 차단하고 제어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현대차·기아는 과충전에 의한 전기차 화재는 '0건'임을 강조했다.


국내 대표 배터리 전문가인 윤원섭 성균관대 에너지과학과 교수도 “우리가 100%라고 말하는 것은 안전까지 고려한 수명"이라며 “배터리를 100% 충전하면 위험하다는 것은 일반인이 주로 오해하는 부분"이라고 역설했음.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배터리 셀 제조사와 함께 품질을 철저히 관리하고, BMS를 통한 사전 진단으로 더 큰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배터리 이상징후 통보 시스템의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비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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