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기자 우리나라 최초의 신도시이자 계획도시인 수원시가 재도약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며 웅비의 날갯짓을 시작했다. 그 밑그림의 토대는 공간·경제·생활 대전환이다. 이 프로젝트는 콤팩트 시티이지만 넓고 크게 쓸 수 있는 도시 공간의 창조가 근간이다.
수원은 그동안 늘어나는 인구에 따라 그 규모가 날로 늘어나는 등 양적 팽창을 해왔다 그러다 보니 도시 인프라는 점차 낡고 공간의 부족으로 개발 여력은 감소하는 것이 현실이었다. 여기에 각종 규제로 인해 팽창감이 없어지자 시민들은 정체감과 답답함 마저 느끼게 됐다. 요약하면 수원이란 도시가 쇠퇴기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히 과중한 세금으로 기업들은 하나둘 떠나는 데다 그나마 생존해 있던 기존 기업들도 공장 확장 부지를 구하지 못해, 스스로 수원을 버리는 현상까지 벌어지는 등 위기감마저 들 정도이다.
하지만 이런 위기 뒤에는 항상 새로운 기회가 찾아오는 것이 진리이다. 또 기회를 만드는 이들이 생기면서 위기를 기회를 바꾸곤 한다.
이재준 수원시장 바로 이런 인물이라 할 수 있다. 이 시장은 도시계획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도시공간을 재창조할 수 있는 능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여서 더욱 그렇다.
이 시장은 수원을 살리고 또 재도약을 위해서 큰 노력을 했다. 전문가들의 귀동냥부터, 주부, 학생 등 수원의 소시민들까지 도시발전에 관한 대화와 의견 청취했음은 물론이다. 그래서 이 시장은 한편으로는 소통의 아이콘으로도 불린다.
이 시장은 지난 7월, 민선 8기 2주년을 맞아 “공간의 대전환, 경제의 대전환, 시민 생활의 대전환으로 '수원 대전환'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수원의 대개조에 본격적인 시동이 걸린 셈이다. 수원의 제2 도약을 위해 미래의 큰 그림을 그리는 이 시장을 만나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소상히 살펴봤다.
공간 대전환-광역철도망 구축, 도심 재창조 '총력'
공간 대전환의 기반은 수원 곳곳을 잇는 광역철도망과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다. 12년 전만 해도 수원시에는 전철역이 4개뿐이었지만, 2012년 12월 분당선 기흥역~망포역 구간이 개통하고 이듬해 망포역~수원역 구간이 개통되면서 수원시는 '광역철도망 시대'를 열었다. 신분당선 정자역~광교역 구간, 수인선 복선전철 3단계 수원역~한대앞역 구간이 개통되면서 전철역은 14개로 늘었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건설사업이 완료되면 환승역인 화서역, 수원월드컵경기장역을 포함해 전철역 5개가 더 생긴다. 인덕원(안양)을 출발해 수원을 거쳐 동탄(화성)까지 이어지는 '인덕원~동탄 복선전철'이 완공되면 수원 구간에는 신분당선, 수인분당선 환승역을 포함해 6개 역이 들어선다.
수원역에서 출발해 인덕원역, 삼성역·청량리역(서울), 의정부역을 거쳐 덕정역(양주)까지 86.46㎞ 구간에 건설되는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도 추진 중이다. 또 평택 서정리역과 지제역을 연결하는 철로를 건설해 수원역을 KTX 출발 거점으로 만드는 '수원발 KTX 직결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개통 시 수원에서 부산까지 2시간 16분, 목포까지 2시간 10분이 소요되며, 1일 부산행 12편, 광주송정행 3편, 목포행 3편이 운영될 예정이다.
지난 5월에는 이재준 수원시장과 이상일 용인시장, 정명근 화성시장, 신상진 성남시장이 함께 '경기남부광역철도 기본구상'이 담긴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건의문'을 채택했고 경기도는 국토교통부에 경기남부광역철도 건설을 건의했다. 모든 광역철도망 구축 사업이 완료되면 수원시 전철역은 30개 가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원 곳곳을 연결하는 격자형 철도망이 구축되는 것이다.
광역철도망 구축은 지난 5월 발표한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와 연결된다. 수원형 도심 재창조 2.0 프로젝트는 3대 전략 '더 빠르게, 더 크게, 더 쉽게'를 바탕으로 추진하는데, 주요 사업 중 하나가 역세권 고밀복합개발이다. 역세권 내 노후 주거지 용적률을 대폭 높여 고밀복합개발을 추진하는 사업이다.
광역철도망이 구축되면 역세권 특성에 맞춰 복합개발 사업 모델을 만들고, 철도 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 역세권에는 청년창업허브, 문화창조허브 등을 조성해 미래 수원의 성장 거점으로 만들 계획이다. 또 최소 5년에서 10년까지 걸리던 신규 정비구역 지정기간을 2년으로 단축해 정비사업을 더 빠르게 추진한다.
경제대전환-첨단과학 연구도시 조성, 서수원경제자유구역 추진
'경제대전환'은 수원을 첨단과학 연구도시로 만드는 데 있다. 먼저 '환상형(環狀形) 첨단과학 혁신 클러스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환상형 첨단과학 혁신클러스터는 반도체·바이오·AI(인공지능)·에너지 등 첨단과학 분야 연구단지를 고리형태로 조성하는 것이다.
혁신클러스터는 기존 산업 거점인 광교테크노밸리, 델타플렉스와 새롭게 조성할 북수원테크노밸리,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탑동 이노베이션밸리, 우만바이오밸리, 매탄·원천공업지역 혁신 지구 리노베이션 등으로 이뤄진다. 모두 합하면 100만평 규모로 추산되면 완성되면 수원에 연구단지 축이 구성된다.
수원시의 궁극적인 목표는 서수원권 일원을 '경제자유구역'으로 만드는 것이다. 수원 R&D 사이언스파크, 탑동 이노베이션밸리를 포함한 서수원권 일원에 300만㎡(100만평) 규모의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조성해 첨단과학기업과 연구소를 유치할 계획이다.
생활 대전환-새빛 하우스, 지역상권 보호도시로 'UP'
생활 대전환은 시민들의 삶의 질을 업그레이드해 살기 좋은 도시로 조성하는 작업이다. 수원형 저층 주거지 집수리 지원사업인 새빛하우스는 지난해 10월 사업을 시작했으며 현재 1004호 지원을 확정했다. 사업을 시작할 때 '2026년까지 2000호 지원'을 목표로 설정했는데 시민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목표를 '3000호 지원'으로 상향했다.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전체 가구의 40%에 이르는 1인 가구를 지원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수원시는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발맞춰 가구 지원사업 40여 개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지역상권 보호도시, 수원'을 선포했다. 2026년까지 800억여원을 투입해 지역 상권을 보호하고,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60여 개 사업을 추진한다.
수원 대전환 선결과제는 규제혁신...'수원시 민생규제혁신추진단' 출범
이재준 시장은 수원 대전환을 이루기 위한 선결과제로 '규제혁신'을 제시했다. 경제 대전환을 이루기 위한 최우선 과제는 수도권정비계획법 과밀억제권역 규제를 개선하는 것이다. 과도한 세금 부담으로 인해 과밀억제권역에 있던 기업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규제가 없는 지역으로 떠나고,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것도 어렵다.
지난 7월 10일 과밀억제권역에 속한 12개 도시 시장과 국회의원이 과밀억제권역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토론회를 열고 '과밀억제권역 규제완화 TF 위원회'를 구성했다. 이재준 시장은 대표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이와함께 같은달 16일에는 '수원시 민생규제혁신추진단'이 출범했다. 공간, 경제, 생활 등 3개 분야 워킹그룹을 구성해 분야별로 주요 규제개선 과제를 조사·분석한 후 민생경제 활성화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 민생규제혁신 과제 등을 발굴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한다.
수원시 자체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규제, 경기도와 협력체계를 구축해 해결할 수 있는 규제, 중앙 법령 등 정부(중앙부처)에 건의할 규제 등 규제개선 주체별로 분류해 규제를 발굴하고, 체계적으로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
이재준 시장은 “시민들이 '수원이 정말 달라졌다'고 느낄 수 있도록 수원을 가장 살기 좋은 도시, 세계로 나아가는 글로벌 도시로 만들겠다"며 “수원 대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준 수원시장 인터뷰
◇ 민선 8기 시장으로 취임한 지 2년이 지났다. 소회가 있다면
수원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 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약속드렸다. 지난 2년간 큰 틀에서 경제특례시를 만들기 위한 기반을 닦았다. 또 시민들과 열심히 소통하고, 행정을 혁신하며 저의 시정 철학인 '시민의 손으로 만드는 도시'의 기틀을 만들었다.
숙원사업을 잇달아 해결하는 성과도 있었다. 부시장으로 일하던 10여 년 전부터 수원화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의 규제 완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지난해 12월 수원화성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의 규제가 완화됐다. 수원화성 주변에 사는 주민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서수원지역 숙원이었던 '구운역 신설'은 확정됐다. 긴 시간 동안 구운역(가칭) 설치를 위해 노력했는데 올해 마침내 결실을 거뒀다. 지난 7월 구운역(가칭) 신설 사업 시행자인 국가철도공단과 위·수탁 협약을 체결했다.
◇수원시 정책브랜드로 자리매김한 '새빛 시리즈'에 대해 말해달라
'새빛 시리즈'는 민선 8기 비전인 '수원을 새롭게 시민을 빛나게'에서 한 글자씩 따서 만든 민선 8기 수원의 정책 브랜드인데, 이제는 수원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됐다.
기술력은 있지만, 투자를 받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소·벤처·창업기업의 성장을 돕는 '수원기업 새빛 펀드', 중소기업에 총 3000억원 규모(기업당 최대 5억원)를 저금리로 지원하는 '새빛융자', 수원형 저층 주거지 집수리 지원사업 '새빛하우스', 수원형 통합돌봄사업인 '수원새빛돌봄', 경력 20년 이상 베테랑 팀장들이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 보였던 복합민원을 해결하는 '새빛민원실', 모바일 시정참여 플랫폼 '새빛톡톡' 등이 있다.
◇과밀억제권역 규제 개혁에 앞장서고 있다. 그 이유는?
수원의 발전을 막고, 시민을 불편하게 하는 규제를 계속해서 발굴해 혁신할 것이다. '수원 대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철폐하겠다.
수원은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으로 분류돼서 수원에 공장을 법인을 설립하거나 이전하면 부동산 취득세, 법인 등록면허세를 3배나 내야 한다. 과도한 세금 부담으로 인해 과밀억제권역에 있던 기업은 어느 정도 성장하면 규제가 없는 지역으로 떠난다.
지난 7월 10일 과밀억제권역에 속한 12개 도시 시장과 국회의원이 과밀억제권역 규제 완화 방안을 논의하는 국회토론회를 열고, '과밀억제권역 규제완화 TF 위원회'를 구성했다.
제가 대표위원장으로 선출됐다. 무엇보다 시급한 과제인 '취득세 중과세 폐지'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 즉시 폐지하는 게 어렵다면 기존 기업이 확장하는 경우만이라도 중과세를 면제하는 특례 적용이 필요하다. 과밀억제권역 규제완화 TF 위원회 대표위원장, 과밀억제권역 자치단체 공동대응협의회 대표회장으로서 과밀억제권역 규제 완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또 '수원시 민생규제혁신추진단'을 중심으로 시민의 삶을 불편하게 하는 규제를 발굴하고, 신속하게 개선 방안을 마련해 정부에 개선을 건의하겠다.
◇남은 임기 2년 동안 수원의 변화를 어떻게 이끌려고 하는지...
지난해 수원시정연구원이 18세 이상 시민 2천 명을 대상으로 삶의 현황, 시정에 대한 인식 등을 조사하는 '2023 수원서베이'를 했다. 시민의 70%가 행복감을 느낀다고 했고, 수원에 사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는 응답자가 78.5%였다. 시정 만족도는 77.1%였는데,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민선 8기 후반기에는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민생 경제정책을 펼치겠다.
지난 6월 한국지역경영원이 발표한 지속가능한 도시 평가에서 수원이 전국 도시 중 '살기 좋은 도시 2위'로 선정됐다. 시민이 빛나는 도시, 시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도시, 전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가 되도록 제가 가진 모든 역량, 열정을 쏟아붓겠다. 과거를 밑거름 삼아 새로운 도시 대전환을 이뤄내겠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시민의 삶에 도움이 되는 정책이라고 판단되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좌고우면하지 않고 실행하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