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품목의 거래 상대방을 강제하거나 구입 강제 품목의 가격 산정방식을 불리하게 변경하려는 가맹본부는 점주와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가맹본부가 구입강제품목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 시 거쳐야 할 협의에 대한 사항을 구체화하는 '구입강제품목 거래조건 변경 협의에 대한 고시' 제정안을 마련해 다음달 2일까지 행정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구입강제품목은 가맹본부가 가맹점사업자의 영업과 관련하여 자신 또는 자신이 지정한 사업자와 거래할 것을 강제하는 대상이 되는 품목으로 흔히 필수품목이라고 불린다.
지난 6월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에 따라 가맹본부가 구입강제품목의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가맹점주와 협의해야 하는 의무가 도입됐다. 이는 12월 5일 시행 예정이다.
이번 고시 제정안은 거래조건을 가맹점주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등을 명확히 규정해 법적 불확실성을 해소했다. 또한 협의 과정에서 준수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해 가맹점주와 성실하고 실질적인 협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내용을 마련했다.
먼저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를 구체적으로 열거해 어떤 경우 협의를 거쳐야 하는지 명확히 했다. 구체적으로 △특정한 거래상대방과 거래할 것을 강제하지 않던 품목을 특정한 상대방과 거래하도록 강제하는 경우 △구입 강제 품목의 공급가격을 인상하는 경우 △구입 강제 품목의 공급가격 산정방식을 가맹점사업자에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구입 강제 품목의 수량, 용량, 규격, 중량 등을 축소하는 경우 △구입 강제 품목의 품질을 떨어뜨리는 경우 △구입 강제 품목의 거래상대방을 축소하는 경우 △구입 강제 품목의 부대비용을 추가로 부담하게 하거나 반품 조건, 대금 결제방식 등 기타 거래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등으로 규정했다. 거래조건의 불리한 변경이 유리한 변경과 함께 이뤄지는 경우도 원칙적으로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또 제정안은 거래조건 변경 협의의 구체적인 절차와 시기 등을 규정했다. 협의 시작 전 구입강제품목 거래조건 변경에 대한 구체적 내역, 변경 사유와 근거, 협의의 기간·장소·방식을 충분한 기간을 두고 통지하도록 했다. 협의 방식은 다수의 가맹점주와 협의해야 하는 가맹거래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대면, 비대면 방식을 모두 인정하되, 가맹점주가 손쉽고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방식을 사용하도록 했다. 협의 종료 후에는 가맹본부가 협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정리하여 전체 가맹점주에게 통지하도록 했다. 협의 시기에 대해서는 사전협의를 원칙으로 하되 영업비밀 유출 우려가 상당한 경우 등 사전협의가 어려운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사후 협의도 가능하도록 했다. 기본적으로 전체 가맹점주와 협의해야 하지만 70% 이상의 가맹점주 동의가 있으면 가맹점주단체와의 협의로 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했다.
제정안에는 가맹본부가 법을 위반하는 것을 예방하고 법 집행의 효율성은 제고하기 위해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볼 수 없는 사례로 △협의 절차를 전혀 거치지 아니한 경우 △협의 절차 일부를 누락하거나 일부 가맹점사업자와의 협의만 거친 경우 △형식적 협의절차를 이행했으나 실질적인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 △가맹점사업자와 협의를 거쳐 도출한 결과를 다르게 이행한 경우 등을 제시했다.
공정위는 행정예고 기간 이해관계자, 관계 부처 등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한 후 규제심사 등을 거쳐 제정안을 확정해 시행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