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20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박기범

partner@ekn.kr

박기범기자 기사모음




[에너지X액트] 액트, MBK 고려아연 공개매수 반대…커넥트웨이브와 미묘한 온도차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09.19 13:59

최윤범 회장 등 경영진, 능력 우수·주주환원율 높아

고려아연 공개매수는 반대, 하지만 영풍정밀은 찬성

공개매수와 같은 선진 자본주의 절차 활용은 긍정적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난 7월 31일 울산 온산제련소에서 열린 창립 50주년 사내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사진=고려아연)

액트는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공개매수에 대한 입장을 발표했다. 이는 커넥트웨이브 때와 마찬가지로 MBK와 의견이 달랐지만, 완전히 반대되는 것은 아니었다. MBK의 일부 행동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19일 이상목 액트 대표는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적대적 M&A에 대해 그는 “동학개미들이 회사와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사례를 만들고 싶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주주환원율, 실적 및 향후 성장 스토리, 주가 관리 등 세 가지 기준을 고려했을 때, 최윤범 회장이 이끄는 고려아연의 현 경영진을 지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고려아연의 주주환원율은 71%다. 2879억원의 당기순이익 내는 가운데 2055억원을 배당 재원으로 사용했다. 이는 국내 최고 수준이다. 이 대표는 “경영권 분쟁이 벌어지기 전에도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행동을 취했다"면서 “이러한 행동은 순수한 의도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고려아연의 실적도 상승세다. 지난 2분기 고려아연 영업이익은 연결 기준 2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2.6% 증가했다. 글로벌 아연 수요 감소 속 결과라는 점도 고무적이다.




아울러 성장의 서사도 있다. 현대차, LG화학, 한화 등 대기업과 배터리 동맹을 통해 성장산업을 함께 영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이 있던 3월 이후에도 주가가 상승했던 점은 이 같은 서사가 있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는 “고려아연 경영진의 성장 전략도 통하고 있는 가운데 주가도 상승 중"이라면서 “게다가 주주환원율 역시 높아 고려아연 경영진 편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소액주주 소외된 MBK의 커넥트웨이브 공개매수

액트가 MBK의 공개매수를 반대하는 것은 지난 5월 커넥트웨이브에 이어 두 번째다. 반대의 결과는 같지만 내용은 다르다.


커넥트웨이브의 공개매수는 최대주주 중심의 의사결정 결과로 여겨져 반대했다. 지난 5월 MBK는 주당 1만8000원에 커넥트웨이브 주식을 공개매수했는데 가격이 터무니없이 낮다는 지적이 상당했다.


주가 부양의 흔적도 찾기 어려웠다. 당시 커넥트웨이브는 좋은 기술력을 갖고 있었음에도 기업설명회(IR), 증권사 리포트 발행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았다. 게다가 19년간 이어오던 커넥트웨이브의 배당 기조를 없앴다. 사모펀드는 펀드 출자자들의 배당 지급을 위해 포트폴리오 기업의 배당을 재원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고려할 때 이는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매출 역시 매년 신기록을 쓸 만큼 신장했다. 2022년 코리아센터와의 합병 등 동종업계 기업 및 전후방 관련 기업을 인수, 시장지배력을 확장하는 볼트온(Bolt-On) 전략을 구사하며 사세 확장에 성공했다. 영업이익도 개선됐다. 사실상 인수 첫 해인 2022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85.6% 늘었고, 지난해 역시 2022년과 비교할 때 12.7% 상승했다.


하지만 인수 이후 주가는 3분의 1로 하락했다. 주당 1만8000원은 MBK가 지난 2021년 11월 26일 다나와(현 커넥트웨이브)를 인수한 가액인 1주 당 5만9331원의 30% 수준에 불과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MBK는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나 소액주주는 갑작스러운 기업가치의 이전으로 피해를 보게 됐다"고 평가했다.


"공개매수 적극 활용 +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찬성“

이 대표는 MBK의 두 차례 공개매수에 반대했지만, 액트는 MBK와 완전히 대립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MBK의 영풍정밀 공개매수로 소외주였던 영풍정밀 주주들은 단숨에 신고가에 매각할 수 있게 됐다"면서 “오스템임플란트, 영풍정밀의 인수가격 역시 신고가였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MBK는 오스템임플란트 인수 과정에서 소액주주 주식을 주당 19만원에 공개매수했는데 이는 52주 신고가에 해당하는 가격이었다. 영풍정밀 역시 주당 2만원에 공개매수하기로 발표했다. 발표 직후부터 영풍정밀 주가는 매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이어서 그는 “절차상 준법 정신이 굉장히 높다는 점에서 MBK를 칭찬하고 싶다"면서 “다만 고려아연 문제에만 좀 집중하자면 경영 능력, 저 PBR 여부, 주주 환원 여부 등 세 가지 관점에서 고려아연 경영진 손을 들어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