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영권 분쟁을 촉발한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 청약이 4일 마무리된다. 동시에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한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도 이날 시작된다.
4일 산업권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영풍·MBK의 자사주 공개매수 청약은 이날 오후 3시 30분까지 주관사인 NH투자증권 오프라인 지점 또는 온라인(홈페이지·HTS·MTS)을 통해 이뤄진다. 본래 종료일은 오는 6일이지만, 5∼6일이 시장이 열리지 않는 관계로 실질적인 청약 마감일은 이날이다.
영풍·MBK 연합은 지난달 13일 고려아연 보통주 지분 6.98∼14.61의 확보를 목표로 공개매수를 진행해왔다. 최초 공개매수가는 66만원이었으나 지난달 26일 75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날 종료되는 공개매수 성패는 고려아연 주가에 달려있다. 주가가 MBK 연합이 제시한 75만원보다 높으면 투자자들이 공개매수에 응할 유인이 사라져 최소 물량을 채우지 못할 수 있다. 실제 9시 14분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75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MBK 측은 일단 시장 및 청약 상황을 지켜본다는 방침으로 파악된다.
이날 동시에 고려아연 경영을 맡아온 최윤범 회장의 반격도 개시된다. 최 회장 측은 베인캐피털과 함께 오는 23일까지 보통주 지분 18%를 공개매수한다. 공개매수 가격은 영풍·MBK 연합보다 높은 83만원을 제시했다.
애초 자사주 취득 결정 공시에서는 최소 응모 주식 수 한도를 5.87%로 설정했으나, 공개매수 개시 당일 전격적으로 해당 조건을 없애는 초강수를 뒀다. 이로써 가격·물량 모두 영풍·MBK 연합보다 좋은 조건이지만,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는 영풍이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불확실성이 남았다.
영풍은 지난 2일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는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 행위에 해당한다며 공개매수절차중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는 지난 2일 기각된 가처분 신청과 다른 별도의 가처분이다.
박기덕 고려아연 대표는 입장문을 통해 “고려아연은 법적으로나 회계적으로 분명하게 6조원 이상의 배당 가능 이익이 있으며 이를 통한 자사주 매입이 가능하다"며 “영풍의 2차 가처분이 앞선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재탕"이라고 비판했다.
영풍 측은 “MBK는 고려아연의 자사주 취득의 가격, 수량, 방법 등 구체적인 내용과 배당가능이익 한도 등에 대해선 1차 가처분에서 다뤄지지 않았다"며 “2차 가처분에서 위법성을 판단 받겠다"고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