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 경영진이 국정감사 증언대에서 조선소 현장 근로자 사망 사고 관련 집중 질의를 받았다. 최근 국내 대형 조선소에서 연이어 사망 사고가 발생한 탓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최근 슈퍼 사이클(초호황)에 따른 수주량 급증으로 인한 업무 과중이 안전사고 위험을 늘어났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형 조선사에서 업무 과중을 방지하기 위해 스마트 조선소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으나 고도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이상균 HD현대중공업 사장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날 조선소 노동자 안전 대책과 산재 등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김태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 대표에 “사람이 죽거나 다치지 않는 안전한 직장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현장안전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앞서 올해 2월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 해양공장에서 원유생산설비 철제 구조물을 이동하는 작업 중에 철제구조물 추락으로 60대 노동자 A씨가 숨지고, 50대 노동자 B씨가 크게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2021년 2월 이후 2년 만에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발생한 사망사고다.
지난 2021년 발생한 사망사고와 관련해 울산지방법원은 지난 6월13일 2심 재판에서 이 사장에게 징역 6개월,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 1심판결을 유지했다. 현재 해당 소송의 대법원 재판이 진행 중이다.
한화오션 역시 안전사고가 많아 인섭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사장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됐다. 올해에만 조선소 내에서 5명의 원·하청 노동자가 숨졌기 때문이다.
조선소에서 중대재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원인으로 조선업 호황으로 납기일을 맞추기 위한 과도한 작업량과 인력 부족 등이 꼽히고 있다. 특히 최근 조선산업이 슈퍼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일감이 쌓이고 있다.
실제 올해 상반기 기준 사업장 가동률을 살펴보면 HD현대중공업 93.9%, 한화오션 100.7%, 삼성중공업 112%에 이른다. 지난해 말 각각 81.3%, 97.1%, 97%을 기록한 이후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반면 인력난은 가중되고 있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올해부터 조선업계 인력 부족이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2027년부터는 13만명에 달하는 추가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국내 대형 조선사는 당장 직원을 늘리는 동시에 소수의 직원만 있어도 작업을 진행할 수 있는 디지털 전환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위한 'FOS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오는 2030년까지는 프로젝트 3단계인 '지능형 자율 운영 조선소'를 추진한다. 프로젝트를 완료하면 생산성은 30% 향상, 공기는 30% 단축될 전망이다.
한화오션도 조선소 전체를 빅데이터 기반의 스마트야드로 변환하고 있다. 연결화·자동화·지능화를 목표로 생산 현장 곳곳에서 발생하는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공유해 거제사업장 임직원 모두에게 연결할 예정이다. 삼성중공업도 선박 건조 전 과정의 정보를 한 눈에 확인하고 조정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 통합모니터링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다만 스마트 조선소 시스템 고도화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감이 너무 많아진 상황이라 스마트 조선소 고도화에만 매달려 있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조선사에서 상당히 강도 높게 추진하고 있지만 어쩔수 없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