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종합 국정감사에서는 3분기 경제성장률을 정확히 예상하지 못한 한국은행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전망을 좀 더 개선해야 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수출 물량이 줄어들고 있어 왜 그런지에 대한 해석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기존 예상인 2.4%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인 0.5%를 크게 밑도는 0.1%에 그친 만큼 연간 성장률 전망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진행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이창용 총재는 3분기 성장률이 한은의 전망과 크게 차이가 난 것과 관련해 의원들의 집중 추궁을 받았다. 한은이 지난 24일 발표한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은 전분기 대비 0.1%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앞서 한은은 0.5% 성장을 예상했지만, 이보다 0.4%포인트(p)나 낮은 것이다.
이 총재는 “제일 고민하고 있는 것은 수출"이라며 “수출이 금액으로 봐서는 떨어지지를 않는데 수량으로는 떨어지고 있어 이것을 어떻게 해석할 지 굉장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3분기 수출 성장률은 -0.4%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정성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은의 경기 전망은 금리 못지 않게 일반 시장이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며 “경제 변동성과 불안정성이 굉장히 큰 상황에서 경제 전망이 어느 정도, 최소한 근접해야지 계속 틀리면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이 총재는 “전망을 좀 더 개선해야 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과거에 하지 않았던 분기 전망을 시작했기 때문에 조금 더 노력을 많이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의 경우 전망치를 보면 연초에 많은 기관들이 1.5%를 했다가 지금은 2.8%로 바꿨고, 일본은 1%에서 0.3%으로 바꿨다"며 “전망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외부요인이 바뀌면 굉장히 크게 바뀔 수 있어 그것을 어떻게 해석하느냐가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전망이 달라서 저희들이 당황스럽고 유감인 것은 사실인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왜 수출 금액과 수량이 다른지 더 파악해 보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연간 성장률도 예상치인 2.4%보다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이 연간 성장률 예상치 2.4%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는 1.2%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해야 한다. 이 총재는 “GDP는 수량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연간 성장률은 2.4%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분기 자료는 워낙 변동이 심한데, 연간 기준으로는 2.2~2.3% 정도로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이어 “아직 잠재성장률보다 위쪽에 있기 때문에 연율로 봐서 큰 폭의 하락이라고 당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걱정스러운 것은 내년 성장률 전망"이라며 “내수는 회복을 하고 있는데 수출 금액과 수량이 왜 이렇게 다른지 더 파악해 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감장에는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장도 출석해 지난 국감에서도 공방을 벌였던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에 대한 질문을 이어 받았다.
정일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서 윤희성 수은 행장이 'most favorable financing terms(최적의 금융 조건)'란 표현을 쓴 체코에 보낸 관심서한이 통상적인 것이라고 표현을 했는데 위증"이라며 “수은은 LOI(협력의향서)를 보낸 적이 없다고 했는데,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LOI를 보냈다고 했다. 이것도 위증"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윤희성 행장은 “제가 통상적이라고 말씀드린 것은 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대해서가 아니라 관심서한을 보내는 게 통상적이라는 것"이라며 “LOI가 아니라 서포트레터인데, 금융기관들은 엄격하게 구분하지만 한수원같은 곳에서는 혼용해 사용하는 것 같다"고 반박했다. 정 의원이 이에 “그럼 최적의 금융 조건이란 표현을 쓴 것은 특별한 경우냐"고 묻자 윤 행장은 “특별한 경우"라고 대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