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박한근 시의원이 대표발의한 '원주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 입법예고를 둘러싸고 선정위원회 구성과 위원 선발 과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박한근 의원이 대표발의한 주민자치회 시범실시 및 설치운영에 관한 조례안 중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내용은 △위원의 자격 △위원선정위원회 구성 및 운영 △위원의 선정 방식 등이다.
특히 선정위원회 구성방안이 논란의 대상이다. 조례안 제9조(위원선정위원회)에 “위원선정위원회는 읍면동장이 추천한 5명 이내로 구성"하는 것은 주민자치가 아닌 관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선정위원회를 동장이 단독으로 구성하는 것은 동장의 입맛에 따라 독단적으로 진행할 우려가 있으며 지역 실정과 환경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위험요소가 있다는 것이다.
주민자치 전문가는 “각 읍면동의 특성에 맞게 선정위원회를 조정해야 한다. 현재 주민자치위원회도 있다. 주민자치위원들은 완전히 무시하는 조례안"이라며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심의가 이뤄져야 한다. 동장이 단독으로 구성하는 것은 주민자치를 퇴보시키는 일"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주민자치 위원의 자격과 선정에 대해서도 주민의 참여를 과도하게 제한하거나 선택의 폭을 좁히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례안 제7조(위원의 자격)에 따르면 “주민자치 위원은 현재 18세 이상 해당 읍면동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주민의 자격을 갖춰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주민자치 전문가는 “위원을 1년 이상 거주자로 한정하는 것은 도시형 주민자치회에나 적합하다고 본다. 도농복합형인 원주시의 실정에는 위원이 부족한 상황이라 범위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조례안 제8조(위원의 선정) 7항 “주민자치회를 최초로 구성하는 경우 주민 의견 등을 수렴해 읍면동장이 정한다"라고 해 첫 시범 읍면동의 경우 읍면동장이 위원회를 구성하고 시행하는 것이 불합리한다는 의견이다.
이번 조례안은 지난해 5월 행정안전부가 개정한 '2023 주민자치회 표준조례 개정안'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개정된 주민자치회 표준조례안이 '관치(官治)로 역행한다는 비판이 일기도 했었다. 특히 개정안은 읍면동장이 위촉한 위원들로 구성된 위원선정위원회가 위원을 추첨하거나 선출하도록 해 동장의 영향력을 확대했다는 의견이 분분했다.
박정균 봉산동 주민자치위원장(5대 주민자치협의회장)은 “우리 지역 상황에 맞는 주민자치회 시범조례가 제정돼야한다. 적어도 주민자치협의회와 협의가 이뤄졌는지 묻고 싶다. 협의회와 논의해 주민자치회를 제대로 구성할 수 있는 조례가 재정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최성우 주민자치협의회 회장은 “주민자치회 시범조례가 공청회나 주민자치협의회, 읍면동 주민자치위원회의 의견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되고 있다"며 “주민자치회 시범실시가 시급한 것은 아니다. 도내 타 시의 사례처럼 주민자치회가 후퇴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의사소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