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너지경제신문 이재현 기자 광주고려인마을은 한국이민사박물관이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 미술거장 문빅토르 화백을 초청해 특별한 토크콘서트 '내 기억 속 고려극장'을 개최했다고 27일 밝혔다.
지난 26일 한국이민사박물관 야회 썬큰·기획전시실에서 개최된 이날 행사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공부 중인 이샤샤 씨의 사회와 김병학 월곡고려인문화관장의 진행으로 성황리에 이루어졌다.
문 화백은 중앙아시아 강제이주 첫 도착지였던 카자흐스탄 우슈토베에서 1951년에 태어났다. 카자흐스탄 국립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한 그는 1977년부터 20여 년간 국립고려극장에서 활동하며 무대를 장식할 그림과 소품을 제작해 극장의 중요한 예술적 기반을 다졌다.
올해 1월, 오랜 이주 생활을 마무리하고 광주고려인마을 지원을 받아 광주에 정착한 문 화백은 이날 행사에서 50여 년 전 고려극장에서 활동했던 일화와 기억들을 생생히 들려주며 당시의 작품과 사진을 통해 관객들에게 마치 그 시절로 돌아간 듯한 시간여행 기회를 제공했다.
또 고려극장의 무대 뒤 예술 작업과 소품 제작 과정은 관객들에게 감동을 전하며, 고려극장이 가진 문화적 가치와 그 속에 담긴 고려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조명하는 계기가 됐다.
그는 행사를 통해 “고려극장은 단순한 공연장이 아니라 고려인들에게 정체성과 희망을 심어주는 삶의 중심지였다"고 회고했다.
이날 행사에는 광주고려인마을 지도자들과 고려인마을 해설사 등 30여 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행사에는 마을 지도자 김갈리나, 김잔나, 김율리야, 강라벨, 텐스베틀리나, 텐류드밀라, 김에브토기야 등이 함께하며 고려인 공동체 연대와 문화를 공유했다.
또한, 정진산 고려인마을해설사 회장을 비롯한 박소영, 김은경, 박명희, 최은라, 김경림, 이순옥, 이미자, 박성자, 김미숙, 임주연, 이예은 등 고려인마을을 품고 있는 월곡2동 선주민들도 참여해 고려인의 역사를 함께 배우고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이번 토크콘서트는 단순한 역사적 기록을 넘어, 고려극장의 문화적 가치와 고려인들의 정체성을 깊이 있게 성찰하는 소중한 기회가 되었다. 문빅토르 화백과 함께한 '내 기억 속 고려극장'은 고려인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며, 앞으로도 더욱 풍성한 문화적 교류를 기대하게 만드는 매우 의미 있는 자리란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