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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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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e+ 삶의 질] 찬 공기·대기질 악화에 흡연까지…호흡기 ‘비명’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4.12.15 16:00

■ 한겨울철 질환자·일반인 호흡기관리 '빨간불'

천식·만성폐쇄성폐질환 가장 우려되는 대표질환

천식 연간 103만명대, 9세 이하 저연령층 '최다'

만성폐질환 원흉은 담배…장기흡연 남성 대다수

스테로이드 사용 골다공증 부작용…무조건 금연

폐기능 검사 모습

▲초기에 소리 없이 진행하는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은 금연이 필수이며, 대기오염 물질에 호흡기 노출을 줄이는 노력도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사진은 한 여성이 COPD 예방 및 조기진단 캠페인 현장에서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폐기능 검사를 받고 있는 모습. 사진=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영하의 기온으로 떨어지는 한겨울로 접어들면서 대기(공기)의 질이 나빠지고 있다. 주택·빌딩의 난방이나 자동차 운행 증가로 대기 중 매연량이 늘어나고, 찬 공기에 따른 대기 정체현상으로 미세먼지 농도까지 '나쁨' 수준인 날이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기질 악화 현상은 노약자와 호흡기 질환자뿐 아니라 건강한 일반인의 건강에도 악영향을 준다. 특히, 호흡기 질환자들은 겨울철 대기 공해로 증세 악화를 겪는 경우가 상당하다. 천식(기관지 천식)과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 등 두 가지가 크게 우려되는 대표질환이다.


두 질환은 증세가 비슷한 점이 많아 진료를 통해 정확하게 진단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연령층 천식 환자, 다른 연령대보다 1.5~4배 높아

알레르기 질환의 일종인 천식은 △기침(발작적 기침 포함) △천명음(목에서 쌕쌕 소리가 나는 증상) △숨참 △가슴 답답함 등의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질환이다.


집먼지진드기, 각종 꽃가루, 애완동물의 털, 곰팡이, 찬 공기, 미세먼지 등의 알레르기 물질(항원)이 호흡기를 통해 흡입했을 때 증상이 유발된다. 때때로 감기·독감이나 폐렴 감염, 격렬한 운동,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지난해 천식질환 연간 진료인원은 103만 4840명이며, 남·여 비율은 비슷하다. 0∼9세 연령대 환자가 가장 많아(남 29%, 여 20%) 다른 연령대보다 1.5∼4배에 이른다.


만성폐쇄성 폐질환(COPD)은 알레르기 질환이 아니라 폐포(폐 꽈리) 세포 자체가 망가지는 병이다. 기관지나 폐에 염증이 생겨 만성적인 기침이나 가래로 인해 숨이 차는 등 호흡곤란 증상이 생기고 폐활량이 떨어진다.


차고 건조한 날씨에는 이러한 COPD 증상이 더 심해진다. 찬 공기를 마시면 기도가 좁아지는 기관지 수축 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면 폐기능이 약해지고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급성 호흡기 감염증의 발생위험이 높아진다.


COPD의 주요 원인은 궐련이나 파이프 담배를 비롯한 각종 흡연이 '원흉'이다. 이어 화학물질, 대기 공해, 미세먼지, 연기가 심한 곳에서의 호흡, 유전적 성향 등이 영향을 미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COPD 연간 진료인원은 21만 7867명으로 남성 17만 4176명(약 80%), 여성 4만 3691명(약 20%)이었다. 남성이 월등히 많고, 이들 남성의 약 94%가 60세 이상인 점은 장기간 흡연과 무관치 않다는 게 의료계의 분석이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의 조사에서도 COPD 환자 중 연간 1회 이상 악화를 경험하는 경우가 10명 중 3∼4명에 이른다. 악화 경험자의 10명 중 약 4명은 입원이나 응급실 진료를 받는 수준으로까지 나빠진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겨울철에 악화 현상이 잘 나타난다.


악화란 '호흡기 증상이 매일매일의 일상적인 변화 정도를 벗어나서 약제(항생제 또는 스테로이드)를 변경하거나 추가해야 할 정도로 증상이 나빠진 상태'를 의미한다.


COPD가 서서히 진행해 중증이 되면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숨이 차고, 그래서 상당수 환자들은 산소 발생 장치의 신세까지 져야 한다. 따라서, 일찍 발견해 원인 요인을 개선하고 관리를 꾸준히 해야 질환의 악화를 막을 수 있다.


일상생활 환경 청결, 실내 정기적 환기로 공기질 관리 '중요'

천식 환자들은 무엇보다 일상생활 환경관리에 신경써야 한다. 천식의 중요한 원인항원으로 꼽히는 집먼지진드기를 없애기 위해 침대 매트리스와 베개·카펫·소파 등을 자주 점검하고 청결을 유지한다. 습도가 너무 높지 않게 하고(40% 이하 유지), 환자가 있으면 개나 고양이 등 애완동물을 키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천식 또한 COPD 못지 않게 금연이 매우 중요하다. 갑자기 천식 발작에 의해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는 환자의 기도를 확보해 주고, 즉시 119로 신고한다. 잠시 약을 사용한 후에 천식 증상이 조절되는 것 같다고 약을 중단하거나 소홀히 하면 언제든지 나빠지고, 발작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진다. 꾸준한 치료와 관리가 정답이다.


호흡곤란, 가슴 답답함, 쌕쌕거림, 기침 등이 반복해서 자주 나타날 경우에는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고 검사받는 것이 좋다. 천식이나 COPD 진단 후에는 기도의 염증 발생과 폐기능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꾸준한 약물치료(흡입 치료 및 경구약물 치료)가 필요하다.


동시에 일상생활에서 천식이나 COPD의 악화인자를 인지하고 회피해야 한다. 국제천식진료지침에 따르면, 증상 조절 및 악화 방지를 위해 흡입 스테로이드(증상 단계에 따라 저용량∼고용량)를 유지 치료제로 사용하고, 증상 악화 시 경구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고 있다. 다만, 모든 약물이 그렇듯이 장기간 사용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천식 치료를 위해 흡입·경구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골감소증, 골다공증 위험이 증가한다는 국제학술지 연구 논문이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아주대병원 알레르기내과 박해심 교수(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전현섭 교수)와 의료정보학교실 박래웅 교수(장준혁 대학원생) 연구팀이 아주대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는 성인 천식 환자 1252명을 대상으로 흡입·경구 스테로이드의 장기간(10년) 사용에 따른 △골감소증 △골다공증 △골절 위험도 △골 대사 변화치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성인 천식, 특히 50세 이후 여성에서 경구 스테로이드의 복용량이 높을수록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도가 2배 이상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또한, 흡입 스테로이드의 경우 골다공증에 변화는 없지만 골감소증 위험률이 1.9배(특히 고용량 사용 시) 높았다.


천식이나 COPD환자들은 겨울철 단골인 미세먼지 경보에 특히 신경을 써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일급발암 물질(등급1)로 분류한다. 미세먼지 표면에는 인체의 산화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유해물질이 많이 흡착돼 있다.


고농도 미세먼지 기준인 50㎍/㎥를 초과하는 날이 많은 12∼3월에 정부와 지자체 차원에서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빈도와 강도를 낮추기 위한 미세먼지 계절관리제가 시행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초미세먼지 평균 농도가 지난해보다 높을 확률이 50% 수준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미세먼지 '나쁨' 수준일 때는 실외 활동을 줄이고 코와 입을 모두 가릴 수 있는 보건용 마스크를 밀착해 착용을 권한다. 질병청은 미세먼지가 나쁜 날에도 환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미세먼지 막는다고 창문을 꼭꼭 닫은 상태에서 1∼2일 이상 환기를 하지 않는 경우 실내의 부유·미세먼지와 이산화탄소, 포름알데히드, 라돈 등의 오염물질이 축적돼 실내 공기질이 외부보다 더 나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환기 후에는 물걸레 청소로 실내에 들어온 미세먼지 농도를 잘 닦아내야 한다. 이러한 실내공기 환기는 WHO가 권고하는 폐렴 예방의 수칙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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