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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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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태양광·ESS 등 청정에너지 혁명, '광물 붐' 이끈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7.07.24 11:55

-세계은행 "에너지 기술 전환, 광물 수요 증가 초래"

▲(자료=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풍력 태양광 ESS 등 저탄소 에너지 기술로의 전환이 광물 수요에도 긍정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세계은행은 지난 18일(현지시간) ‘저탄소사회에서 금속 & 광물 역할 증대’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하고 "풍력, 태양광, 에너지 저장 배터리 등이 ‘녹색’ 에너지 기술의 핵심"이라며 신기후체제에 진입하면서 국제사회가 기온상승을 2도 이내로 억제하겠다는 데 합의함에 따라 관련 기술에 들어가는 광물과 금속의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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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정에너지 산업에서 주목받는 주요 광물들. (표=LG 경제연구소)


특히 알루미늄, 구리, 납, 리튬, 망간, 니켈, 은, 철강, 아연과 인듐, 몰리브덴, 네오디뮴 등 희토류 금속의 수요가 급격히 치솟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보고서는 가장 눈에 띄는 기술로 전기저장배터리를 꼽았다. 이로 인해 알루미늄, 코발트, 철광석, 납, 리튬, 망간, 니켈의 수요가 1000% 이상 급증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2013년에서 2050년 사이 리튬 수요는 1480% 늘어날 것으로 보고서는 전망했다.

▲(자료=에너지경제신문DB)



보고서는 저탄소 미래로의 전환이 광물 부국들에 풍부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각국이 장기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물 수요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 적절한 정책적 메커니즘을 만들어 지역사회와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큰 승자는 알루미늄, 구리, 납, 리튬, 망간, 니켈, 은, 철강, 아연, 희토류 금속이 될 것으로 보고서는 예측했다.

세계은행의 리카르도 풀리티 에너지 천연자원부 이사는 "자원부국들이 효율적인 자원 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데 성공한다면, 광물 수요가 폭증하는 기회를 잘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풀리티 이사는 "재생에너지 기술에 필요한 광물과 금속을 공급할 역량과 인프라를 갖춘 국가들은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튬 등 녹색 광물에 대한 미래 수요는 저탄소사회를 위한 하나의 대응방안일 뿐 아니라, 기술 내부의 선택에 따라 좌우된다. 가장 적절하고 유익한 것으로 드러나는 저탄소 기술은 향후 50년간의 원자재 시장을 움직이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가령, 전기차·하이브리드차·수소차 등 전통 내연기관 자동차를 대체할 세 가지 형태는 각각 금속 수요 면에서 서로 다른 결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전기차는 리튬, 하이브리드차는 납, 수소차는 팔라듐이 핵심 원료인 만큼, 어떤 기술이 전통 자동차시장을 대체하느냐에 따라 금속시장의 판도도 바뀐다는 것.

개별 금속 및 광물에 대한 수요는 경제적 변화와 기술 발달을 반영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자원부국들이 저탄소 사회에서 제대로 된 포지션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만한 경제 지표들과 시장 정보를 구축하고, 이 정보를 투자와 지속가능한 선택지로 바꿀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제언했다.

보고서는 구체적으로 △칠레, 페루, 볼리비아 등은 동과 리튬에서, △브라질은 보크사이트와 철광석, △기니와 남부 아프리카는 백금, 망간, 보크사이트, 크롬 등에서, △중국은 거의 모든 광물에서, △인도는 철, 티타늄에서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및 필리핀은 보크사이트와 니켈에서 각광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녹색 광물’이 급부상하면서 자원 부국과 자원 수입국과의 무역 마찰이나 분쟁이 발생하거나 지역간 산업 패권 경쟁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중국이 희토류 등 ‘녹색 광물’의 자원 부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 일본 등 제조 경쟁력이 강한 지역들이 서로 협력해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려는 시도도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친환경 기술이라고 해도 보다 광범위한 관점에서 봤을 때,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광산 채굴과 생산활동이 늘어나면서 지역사회의 수질환경과 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자원 부존국들이 주로 개발도상국 단계에 머물러 있는 만큼, 마구잡이식으로 개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목소리도 높다. 이런 상황에서 천연자원을 개발할 때, 운영·정책·투자 면에서 지속가능성·환경보호·광물 재활용 등을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세계은행 측은 "저탄소 미래를 앞두고, 자원부국을 둘러싼 기회와 도전에 이번 보고서가 보다 풍부한 대화를 나누는 데 기여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논의를 통해 자원 채굴, 재생에너지, 기후변화 분야 정책입안자와 이해관계자들이 관련 문제를 보다 잘 이해하고 공통관심분야를 잘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리튬 등 녹색 광물을 둘러싼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LG 경제연구원 측은 한국과 같은 광물 자원 수입국이 취해야 할 전략을 조언했다.

연구원은 "녹색 전략 광물의 생산에서 정제, 가공, 응용, 리사이클링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의 기술 혁신 노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혁신 기술 확보를 통해 관련 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등 보다 적극적인 해결 방안 모색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일본과 중국은 이미 녹색광물 분야에서 잰걸음을 걷고 있다.

일본은 적극적인 자원 외교와 더불어 미나미토리섬 앞바다의 고코발트 망간각2 주석 탐사(2013년 국제해저기구 승인) 등을 통해 해외 공급에 크게 의존해온 녹색 광물 자원의 자주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

지난 6월, 중국 최대 국영 기업인 CITIC(中信) 그룹은 칠레 최대 리튬 생산 기업인 SQM의 지분을 사들였다. 중국 광산 기업인 낙양몰리브덴은 구리 및 코발트 확보를 위해 2016년 5월 콩고의 텡케풍구르메 광산을 인수했다. 희토류에 대해서도 호주, 미국, 러시아 등지의 기업들이 투자를 늘리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 같은 경우, 포스코가 올초 국내 첫 리튬 상업생산에 성공한 데 이어 원료인 인산리튬을 구할 수 있는 소금호수(염호) 찾기에 나섰다.

포스코는 지난 7일 광양제철소에 연산 2500톤의 리튬생산공장을 세운 데 이어 원료인 인산리튬을 독자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소금호수 확보를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염수(소금물)나 폐2차전지에서 인산리튬을 추출한 후 탄산리튬으로 전환하는 공법을 7년 만에 자체 개발했다.

앞으로는 소금호수를 확보해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스스로 만들 힘을 키운다는 구상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우리 고유의 기술을 가지고 싸고 많은 인산리튬을 단기간 내 추출하려면 소금호수가 필요하다"며 "2020년까지 4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국내 리튬 수요에 맞춰 리튬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다방면의 협력 관계를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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