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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배터리 전기차 中보조금 또 제외…"2020년 이후 노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11 13:38

▲(사진=이미지 투데이)


[에너지경제신문 한상희 기자] 한중 관계 개선 국면 속에서도 중국 정부가 또다시 한국산 배터리를 장착한 전기차를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목록에서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을 제외한 것에 대해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2020년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전면 폐지 시기에 맞춰 시장에 재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10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공업화신식화부는 최근 친환경차 보조금 지급 목록을 발표했으나 한국산 배터리를 채택한 차량은 없었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전기차 배터리 보조금에 대한 차별적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밝힌 것과는 반대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중국에서는 전기차 보조금이 차량 가격의 최대 절반에 해당하기 때문에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현지 판매가 쉽지 않다.

삼성SDI, LG화학 등 한국산 배터리가 탑재된 차량은 2016년 12월 29일 이후 보조금 명단에서 빠진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이 본격화된 이후에는 순수전기차(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에 한국산 배터리가 장작된 차량에 대해 노골적으로 보조금 지급을 하지 않았다.

우리나라 배터리가 장착된 차량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제외되는 사례가 증가하자, 자동차 회사들도 국내 배터리를 사용하는 것보다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는 기업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자동차가 아반떼HD 전기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LG화학 제품에서 중국 CATL의 배터리로 교체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보조금을 받지 못하면 가격 경쟁력에서 밀려 중국 현지 판매가 사실상 어렵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입는 타격도 적지 않았다.

중국 현지에 배터리 공장을 지었던 LG화학과 삼성SDI 공장은 가동률이 10% 이하로 떨어지는 등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내수용으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아예 할 수 없는 상태로 몰리기도 했다.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제외하는 이유로는 자국 산업 보호라는 명분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자국 배터리 업계 기술력이 우리나라와 대등한 수준에 이를 때 까지 보조금 지급 제외 조치로 보호하려는 것.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되자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중국 정부의 한한령 조기 해제를 기다리는 것보다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는 오는 2020년 이후를 준비하는데 포커스를 맞춘다는 계획이다.

이들 업체는 유럽·미국 시장 점유율 확대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먼저 추진하는 한편 중국 정부의 정책 변화를 지켜보면서 상황에 따라 중국 시장 진출 전략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최근 폭스바겐그룹과 약 13조원 규모의 전기자동차 배터리 셀 공급 계약을 맺었으며 이에 대한 물량은 올해 초 가동을 시작한 폴란드 공장과 중국 난징 배터리 공장 등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SDI는 올해 상반기 안에 헝가리 공장 가동을 앞두고 있으며 중국 시안에 위치한 공장은 유럽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하는 한편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용 배터리 셀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말 전기차 배터리 사업 투자를 담당할 중국 법인 ‘SK배터리 차이나 홀딩스’를 설립했으며 2020년 이후 중국에 배터리 셀 공장에 대한 투자를 늘려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해빙 무드가 조성됐다는 분위기는 높지만 아직 중국 정부의 가시적인 움직임이 있지는 않다"며 "2020년 전기차 보조금 정책이 폐지되는 시기에 맞춰 중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보조금 제외된 것이 1년 반 정도 된 것 같다"며 "중국 공장에서는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 생산을 늘리고 ESS 전용 배터리 셀 공급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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