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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실험장 폐기 선언..."비핵화 문제에 큰 전환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8.04.21 10:35
-노동당 전원회의서 ICBM 발사중지...경제건설 집중 선언

-청와대 "한반도 비핵화 위한 유의미한 진전...결정 환영"

-남북, 북미정상회담 긍정적 영향...北 경제 숨통 트일듯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북한이 21일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을 중단하고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한다는 새로운 노선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진행되는 남북, 북미정상회담에서 비핵화와 관련된 긍정적인 결과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외신과 국내외 전문가들은 북한의 이번 선언이 비핵화 문제에 큰 전환점이자 정치적 대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북한, "핵실험장 폐기...ICBM 시험발사 중지"

21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주재하에 20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지금까지 총 6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집중한다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채택했다.

북한이 만장일치로 채택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에는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

북한은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해 풍계리에 위치한 핵시험장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결정서는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사회주의 경제 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며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해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핵, 경제 병진노선을 마무리하고 이를 대체하는 ‘경제건설 총력 집중’을 새 노선으로 천명했다.

김 위원장은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으로, 순차적으로 다 진행됐고 운반 타격 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되어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된 조건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됐다"며 "이에 따라 북부 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쳤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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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화면 캡쳐.)


◇ 청와대, 트럼프 대통령 "북한 결정 환영"

이날 북한의 발표에 대해 청와대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일제히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는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북한이 핵실험 퍠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청와대는 "조만간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이번 결정은)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소식이고 큰 발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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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미국 워싱턴포스트 홈페이지 화면 캡쳐.)


◇ 외신들 "정치적 대사건" 긴급 보도

외신들은 북한의 이번 발표를 긴급뉴스로 타진하며 "정치적 대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남북 정상회담을 불과 1주일 앞두고 나온 ‘놀라운’ 발표라면서 북한이 미군 철수 같은 전제조건 없이 비핵화를 논의할 용의가 있다고 문재인 대통령이 전한 지 며칠 만에 나온 것이라고 소개했다.

영국 BBC방송은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의 미사일 시험과 핵 실험을 중단한다고 밝혔다’는 제목에서 "북한의 이같은 발표는 남북 관계의 해빙 시기에 나왔다"고 말했다.

중국 중앙(CC)TV는 이번 조치에 대해 "정치적 대사건"이라고 보도했다. CCTV는 북한이 핵실험과 ICBM 도발을 중단하고 주변국과 대화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밝힌 점을 강조했다.

AP통신은 핵개발과 핵무기를 탑재할 미사일 개발이 충분히 진전했다는 북한의 발표를 전하며 "지난해 11월 북한이 핵무력 완료를 선언한 이후 김 위원장이 강화된 입지에서 협상에 나설 것으로 일부 분석가들이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 북한 비핵화 의지 이전과 달라...남북 정상회담 기대감 UP

북한의 이날 선언은 오는 27일 개최하는 남북정상회담과 5~6월 초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하지 않았는데도 북한이 먼저 핵실험 중단과 핵실험장 폐쇄를 선언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이전과는 다르다는 것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미국, 한국, 중국에 대한 비핵화 의지는 물론 국내적으로도 비핵화 절차를 밟겠다는 것을 표명하면서 두 회담 역시 순조롭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분위기에서 남북, 북미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되면 북한으로서는 경제발전을 추진하는데 유리한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북한은 현재 국제사회의 제재로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유류 수입 제한 등으로 농기계 가동이나 비료 등 반입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정상회담에서 제재의 돌파구를 열고 경제운용의 숨통을 틔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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