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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수난시대" 공영방송 잇단 의혹제기에 '곤혹'…중재신청 등 정면대응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2.03 16:53

KBS ‘원전 수소폭발 방지 장치 결함 의혹’ 보도에 "언중위 제소 등 추가 대응 논의 중"



정재훈 사장 "투명하게 원칙대로 했으면 됐다. 필요 이상 고개 숙이거나 사정하지 말라"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최근 수난시대를 살며 곤혹스러운 입장에 있다.

 

월성 원전 1호기 조기 폐쇄 관련 감사원 감사에 이어 검찰 수사까지 받고 있는 상황에서 이젠 공영방송들의 잇단 안전 의혹 제기로 시달리는 신세다.

 

가뜩이나 문재인 정부 들어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입지가 크게 좁혀진 상황인데 시련이 더 커지는 모습이다.

 

원전이 최근 논란을 빚은 산업통상자원부 삭제 문건에서도 확인된 것과 같이 대북 에너지 지원 방안의 핵심으로 검토된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또 원전은 안전과 관련 시비가 있긴 하지만 가장 값싸고 효율적인 전력원으로 꼽히고 있다는 점에서 한수원측은 내심 억울하다는 분위기다. 

 

한수원측은 3일 KBS의 원전 수소폭발장치 ‘결함 의혹’ 관련 보도와 관련 "언론중재위원회 중재 신청 등 추가 대응을 할지는 아직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KBS는 지난 ‘[단독]원전 수소폭발 방지 장치에 ‘결함 의혹’...한수원 보고서 입수’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이에 한수원은 즉각 사실과 다르다며 반박자료를 배포했다.

 

◇정재훈 사장 "사실과 과학으로 말하자", 직원들에 "고개 숙이거나 사정하지 말라" 

 

정재훈 한수원 사장은 이번 KBS보도를 겨냥, 지난 1일 오후 올린 자신의 페이스북에 "모 공영방송에서 연구원 내부보고서 등에 제기됐던 문제를 가지고 엉뚱한 보도를 할까봐 걱정하는 간부들이 있어서 기본과 원칙만 잘 지켰으면 그걸로 족하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옳지 않은 보도를 하면 그에 맞추어 대응하면 될 뿐이라고 다독여줬다"며 "다만 무엇이든 숨기지 말고 투명하게 공개하되 떳떳하게 대응해야하며 필요 이상으로 고개를 숙이거나 사정하지 말라고 당부했다"고 언급했다. 또 "상식과 원칙, 과학과 기술적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포항MBC가 월성원전 삼중수소유출 의혹을 보도하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충격적 사실"이라며 ‘원전 마피아’까지 거론했다. 이에 한수원의 정재훈 사장과 노동조합이 "과학과 사실로 말하라"며 정면대응하기도 했다. 특히 정 사장의 발언은 공기업 사장으로서 집권당 대표에 반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주목됐다.

 

포항MBC의 보도는 정치권의 공방 끝에 한수원이 지난 20일 언론중재위원회에 관련 중재를 신청했고 그 결과 지난 29일 포항MBC가 반론보도를 내보내면서 일단락됐다.

 

그러나 원전업계에선 최근 한수원 관련 이들 공영방송의 잇단 의혹보도를 두고 "친정부적인 편향 보도"라고 주장한다. "곤경에 빠진 정부를 구하려는 물타기"란 견해도 내놓는다.  

 

고한석 원자력노동연대 사무총장은 이날 해당 보도들에 대해 "너무 정치적인 것 같다"며 "물타기 식으로 이슈를 잠재우기 위한 흠집내기 같다. 언론이 이렇게 편향적으로 보도해도 되나 싶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 특히 공영방송이라면 공정하게 사실을 보도하고, 약자를 보호하고 이런 식으로 가야하는 것 아니냐"며 "특정 세력, 여권이나 야권 등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진 보도를 하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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