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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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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LG 휴대폰 철수, 더 큰 성공의 디딤돌로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4.21 10:00

윤덕균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윤덕균 교수

▲윤덕균 한양대학교 명예교수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로 한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었겠지만 불가피한 결정으로 보인다. 2015년 이래 23분기 연속 적자로 누적적자가 5조원에 달했기 때문이다.

LG그룹은 지난 2018년 구광모 회장이 총수에 오른 후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비핵심 사업 정리에 주력해 왔다. 스마트폰 사업 철수 명분은 돈 안 되는 사업은 과감히 접고, 내부 역량을 미래 차와 같은 신성장 산업에 쏟겠다는 것이다.

사업 매각 대신 스마트폰 사업을 접기로 한 것도 전략적 판단이다. 보유 중인 정보통신기술(ICT) 특허 2만4000여 건은 노키아 이후와 같이 막강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 더욱이 ITC 핵심기술 인력은 4차산업에 필요한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를 긍정적 재료로 해석하여 주가 상승이 이어지고, 전문가들 역시 단기 매출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중장기적 호재로 평가한다.

이미 2013년부터 LG전자는 전장 사업 본부를 조직하고 미래 차의 전장부품을 담당하는 통합 솔루션 업체로 기획해 왔다. 올해 안에 전기차 모터와 인버터 등을 담당하는 LG 마그마의 출범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그룹 관계사인 LG 에너지솔루션(배터리), LG디스플레이(OLED 디스플레이), LG이노텍(카메라·조향 모터), LG하우시스(내장재) 등 주요 계열사들이 전기차 핵심 부품들을 만들어 시너지를 추구하고 있다.

이런 과정은 일본의 파나소닉과 유사하다. 파나소닉은 2012년까지 해마다 7조 원 가까운 적자를 기록했다. 그런데 쯔가 가즈히로 사장이 2012년 취임 이후 1년 만에 1조 2000억 원의 흑자를 냈다. 이 기적의 발단은 2012년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 진출’을 선언한 ‘성역 파괴’였다. TV 등 백색가전 사업은 대부분 접고 도요타와 2013년 전기차 배터리 생산 합작법인 ‘PEVE’를 설립했다.

일본은 우스갯소리로 국화가 벚꽃이 아니라 ‘카네이션(Car Nation)’이라고 할 만큼 연간 3000만 대의 세계 최대 자동차 생산국이다. 현재만으로도 전장부품 산업은 안정적인 매출과 수익을 보장하는 산업이다. 더욱이 원가의 40%로 추정되는 미래 차의 전장부품 산업은 전자산업의 블루오션이다.

그렇다면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가 한국 전자산업에 던지는 시사점은 무엇인가. 삼성폰 마저 위험한 한국 전자산업의 위기의 전조일까.

전자산업은 광속산업이다. 2001년 세계 6대 휴대폰 기업은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에릭슨, 삼성전자, 지멘스, 파나소닉 순이었다. 이 중 현재 삼성폰만 살아 남았다. 1998년 세계 전자대국은 미국, 일본, 중국, 독일, 영국, 한국 순이었다. 2018년에는 중국, 미국, 한국, 일본, 싱가포르, 대만 순으로 재편되었다.

특히 일본은 2000년 26조 엔으로 정점을 찍은 이래 2018년 11조6000억 엔으로 몰락했다. 더구나 한국에게도 추월당했다. 1999년만 해도 삼성전자의 시가총액은 소니의 1/3에 불과했다. 그런데 지금은 소니를 비롯한 일본의 6대 전자회사의 시가총액의 합이 삼성전자의 1/3이다.

LG전자의 스마트폰 사업 철수는 안타깝지만 새로운 전략 분야에 힘을 집중할 여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기대를 갖게 한다. 비록 스마트폰에서는 오랜 부진에 허덕이다 사업 철수에 몰렸지만 가전부문 등 다른 사업은 탁월한 성과가 이어지면서 지난 1분기에도 LG전자가 깜짝 실적을 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투자를 확대하는 자동차 전장 사업도 전기자동차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 상황에서 새로운 캐쉬카우로 자리 잡을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 LG가 해외 기업에 매각하지 않고 보유하기로한 휴대폰 관련 기술과 특허는 전장·로봇 등 신사업에서 톡톡히 역할을 수행할게 틀림없다.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의 실패를 딛고 전자산업 강국을 이루는 중요한 축으로서 역할을 지속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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