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철 KAIST 기계지능연구단 연구교수 |
협동로봇이란 기존 산업용 로봇과 달리 별도의 펜스 없이 작업자 옆에서 일할 수 있는 로봇이다. 작업자와 같이 업무를 할 수 있으므로 생산효율성이 크게 올리는 효과가 있는 것이다.
필자는 협동로봇이야말로 중소제조기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라고 본다. 날로 떨어지는 우리나라 제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한 해결책은 바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이 기술을 도입할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제조환경이 열악하다보니 투자여력이 없고, 악순환되어 더욱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기술력이 낮고 위기 관리에 미흡하여 스마트 팩토리는 요원할 수 밖에 없다.
외국에서는 성공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그렇지 못한 기업 현실을 보면, 비즈니스의 성공요인에 대해 철저한 분석과 성찰이 필요하다. 덴마크의 후발업체 UR(유니버설 로봇)은 사용자 친화적이고 유연성에 초점을 맞추어 협동로봇(co-robot, collaborative robots)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UR이 설립하지 16년만에 야스까와, 화낙, ABB, KUKA 등 전통의 글로벌 산업용로봇 기업의 틈바구니에서 후발주자로서 제조용로봇의 성공신화를 쓴 배경이 무엇일까.
일단 혁신성에 있다고 본다. 지금껏 산업용로봇의 작동범위에는 인간이 들어갈 수 없었다. 고중량의 로봇이 고속으로 움직이는 범위안에 인간의 안전성이 보장될 수 없기 때문이다. 로봇이 제조라인에서 작업하려면, 로봇보다 비용이 2배 이상 드는 자동화설비의 도움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로봇이 인간과 함께 작업하도록 안전성 있게 설계되면서 자동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었다.
두번째는 유연성이다. 대부분의 중소기업은 다품종 소량 생산이다. 자주 생산품이 바뀌다보니, 티칭시간을 줄이고, 보다 쉽게 로봇을 프로그래밍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다 직관적이고 쉬운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야 말로, 협동로봇의 혁신성을 대표하는 특징이다.
협동로봇은 소프트웨어적인 측면에서 기존 제조용 로봇 보다 훨씬 경쟁력을 갖는다. 이를 위해 센서, 프로세스, 인공지능 등 보다 강력한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협동로봇 도입으로 인해 제조업의 혁신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일본 야노 경제연구소는 협동로봇 시장 규모를 2024년이면 세계시장이 8조7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18년 1조 300억원이니, 6년만에 8.5배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급성장 예측의 배경으로 자동차와 전기전자 산업을 넘어 식품 화장품 의약품 등 새로운 산업으로 도입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협동로봇이 기존 제조산업을 넘어 서비스산업까지 확장되면, 더욱 폭발적 성장을 할 것으로 보여진다.
국가의 제조경쟁력은 결국 그 나라의 로봇기술력과 이를 뒷받침할 인재양성에 결판이 날 것이다. 그리고 인공지능과 로봇으로 인해 사회는 좀 더 편안하고 안전하게 발전될 것이다. 물론 일자리가 줄어드는 것보다 형태가 바뀌고 새로운 직종이 생겨나 우리는 좀 더 창의적이고 인간다운 새로운 직업을 갖게 될 것이다. 이를 위해 국민 개개인도 준비해야 하고, 기업도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정부도 새로운 제도개혁과 사회인프라 구축에 힘써야 한다. 한마디로 스마트 사회는 그냥 이루지는 것이 아니라 정부와 민간이 다함께 노력해야 얻을 수 있는 세상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