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제페토 협업 |
메타버스(Metaverse)는 가공, 추상이라는 뜻의 메타(Meta)와 현실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과 3차원 가상세계를 혼합한 공간을 말한다.
20일 ‘메타버스 시대-상상, 현실이 되다’를 주제로 진행된 ‘대한상의 경영콘서트’에서 메타버스 분야 권위자인 김상균 강원대 교수는 "과거에는 기업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오프라인 쇼핑몰, 생산라인 강화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현실공간의 비즈니스 가치를 가상공간인 메타버스를 통해 더 높일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패션 브랜드들은 이미 온라인 아바타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D2A(Direct to Avatar) 시장에 진출해 디지털 마케팅의 수단으로 활용 중이다.
미국 포브스에 따르면 온라인 아바타 관련 용품을 판매하는 D2A(Direct to Avatar) 시장 규모는 2017년 300억 달러(33조400억원)에서 내년엔 500억 달러로 약 1.7배 증가할 전망이다.
구찌는 네이버의 제페토와 협업을 통해 버츄얼 컬렉션(Virtual collection) 일부를 선공개한 바 있다. 구찌의 컬렉션이 공개되자마자 제페토 내부에서 구찌 IP를 활용한 2차 콘텐츠가 열흘 만에 40만개 이상 생성됐다.
구찌 외에도 크리스찬 루부탱, 나이키, 노스페이스 등 다양한 브랜드가 제페토와 협업하고 있다.
제페토 월드 이용자 이 모(24)씨는 "캐릭터를 통해 구찌를 쇼핑해보니 마치 진짜 구찌 상품을 구매한 것 같은 기분"이라며 "어차피 명품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인데 가상의 가치로 자신을 표현하는 세상이 왔으니 가상에서 FLEX(과시 소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접근 장벽이 높은 명품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는 것에 소비자들은 매력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제페토 월드에서 구매했던 구찌 운동화와 가방을 언젠가 실제 상품으로 구입할 것"이라고 했다.
이처럼 가상 세계에서 명품 브랜드를 접하다보면 실제 구매로 이어지기도 한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아이템 판매를 통해 수익창출 뿐만 아니라 잠재적 고객을 확보하는 셈이다.
미국 패션 잡지 애슬레저 맥(Athleisure mag)의 공동 창업자인 키미 스미스(Kimmie smith)는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메타버스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아바타를 꾸미는 것은) 사람들이 온라인상에서 브랜드를 착용하는 것을 넘어 현실 세계에서 브랜드를 오프라인에서 물리적 형태로 갖고 싶어 하게 만든다"고 분석했다.
국내 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판교 현대백화점은 VR공간을 만들어 발망, 토리버치, 알렉산더 맥퀸 등 14개 매장의 상품을 쇼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는 VR을 실제 백화점의 공간과 똑같이 구현해 직접 쇼핑하는 기분을 낼 수 있다. 가격, 사이즈 등 제품 정보를 얻고 웹 사이트로 연결해 구매까지 편리하게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현실과 가상을 구분하지 못해 괴리감에 빠지는 등의 부작용을 우려하지만 앞으로도 패션 업계의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메타버스를 효율적 마케팅 수단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속에서 제품을 착용하고 마음에 들면 오프라인 제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이후 오프라인에서 의류 구매가 현저히 줄었지만 마케팅의 방법은 전보다 훨씬 다양해지고 있다"며 "더 이상 디지털을 제외한 방식으로는 기업은 생존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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