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김헌수 기자]로켓을 우주로 발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이 비행기 이륙때의 100배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우주여행 대중화에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영국의 억만장자 리차드 브랜슨이 지난 11일(현지 시간) 세계 최초로 우주 여행에 성공한 데 이어 세계 최대 부호인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도 20일(현지시간) 우주여행에 나서면서 우주 여행 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 재력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영국 매체인 더 가디언은 런던 유니버시티 컬리지의 엘로이즈 머레이즈 교수의 연구를 인용해 우주 여행이 보편화된다면 심각한 환경 피해가 있을 수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머레이즈 교수는 "장거리 여객기의 경우 승객 1인당 1∼3톤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 데 비해 우주여행을 위한 로켓 발사는 승객 4명을 기준으로 했을 때 200∼300톤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더욱이 로켓 연료에 포함된 메탄과 염소, 물 등 여러 가지 물질들이 지구 오존층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한다.
우주를 향한 로켓 발사 횟수가 그리 많지는 않다. 미국 항공우주국에 따르면 2020년에 지구 궤도에 도달하기 위한 로켓 발사 시도는 전 세계적으로 114회 있었는데 이는 하루 평균 10만 대가 운행되는 비행기에 비하면 환경 오염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미미한 수준이다.
하지만 머레이즈 교수는 "우주 로켓 발사는 지난 10여 년간 평균 5.6% 늘고 있다면서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여겨지는 물도 대기권 위에서 배출되면 온실효과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뉴질랜드 우주국의 수석 자문위원인 제시카 댈러스는 지난해 제출한 보고서에서 "우주로 발사하는 로켓들이 환경에 많은 영향을 주고 있으며 특히 오존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최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했다.
리차드 브랙슨의 버진 갤릭티카가 제시한 1인당 우주 여행 비용은 25만 달러(약 2억9000만 원)에 달하는 데, 억만장자들이 우주여행에 쏟아 붓는 돈을 지구 환경 개선에 사용하는 것이 더 낫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다. 미국의 전 노동부 장관인 로버트 라이히는 지난 주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억만장자들이 개인적인 우주여행에 열을 올리는 동안 기록적인 폭염이 쏟아지고, 바다 속의 조개들이 껍데기 안에서 익고 있는 현실에 신경 쓰는 사람이 있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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