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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 20년만에 아프간 정권 다시장악...각국 공관원 등 대피행렬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08.16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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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아프가니스탄 대통령궁을 장악한 탈레반 조직원들.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정권 붕괴 이후 수도 카불을 장악한 가운데 15일(현지시간) 아프간 대통령궁에 탈레반의 깃발을 올린 뒤 "전쟁은 끝났다"고 선포했다.

미국이 지난 5월 아프간 주둔 미군의 단계적 철수를 시작한지 3개월만이자, 탈레반이 이후 급속도로 아프간 내 세력을 넓힌 뒤 이달 6일을 전후해 주요 거점 도시들을 장악한 지 불과 10일만이다.

미국은 아프간 주재 자국공관 직원들의 탈출과 아프간인들의 국외 도피를 돕기 위해 병력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

알자지라방송은 탈레반의 사령관들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간 수도 카불의 대통령궁에서 무장 대원 수십명과 함께 있는 모습을 영상으로 공개했다.

탈레반 대원들은 아프간 대통령궁을 장악한 뒤 탈레반기도 게양했다.

앞서 미군 철수 시작 이후 탈레반이 급속히 세력을 확대하다가 이날 카불까지 함락하자 아슈라프 가니 대통령은 국외로 급히 도피했다.

가니 대통령이 도피한 곳은 접경국인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타슈켄트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프간 대통령궁까지 장악한 탈레반은 이날 아프간 정부를 상대로 한 내전에서 사실상의 승리를 선언했다.

아프간 정부군이 이렇다 할 저항도 없이 백기 투항한 탓에 수도 카불에 무혈입성한 탈레반은 대통령 도피로 ‘버려진’ 대통령궁에도 손쉽게 진입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탈레반 대변인은 이날 알자지라방송에 "아프간에서 전쟁은 끝났다"고 말하고, 통치 방식과 정권 형태가 곧 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주민과 외교 사절의 안전을 지원하겠다는 것을 모두에게 보장한다. 모든 아프간 인사와 대화할 준비가 됐으며, 필요한 보호를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아프간 1TV는 밤이 되자 수도 곳곳에서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하고, 외교관들과 아프간 관리들이 탈출을 위해 몰려간 공항 근처에서도 총격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외교관들과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등 철수에 나선 카불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대사관에 걸려있던 성조기도 내렸다고 CNN 방송 등 미국 언론은 전했다.

미국 대사관의 국기 하강은 대사관 철수의 마지막 단계에 해당한다. 카불 미 대사관에는 미국의 전 세계 공관 중 최대 수준인 4200명이 근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1000명의 병력을 카불에 추가로 증파해 총 6000명의 병력을 가동, 공관 직원과 아프간인들의 탈출을 도울 계획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1000명의 추가 파병안을 긴급 승인했다. 이에 따라 수일 내로 카불에는 총 6000명의 미군이 활동하며 미 대사관 직원들과 아프간 시민의 탈출을 돕고 위기 상황에 대처할 계획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말을 맞아 13일부터 대통령 별장 캠프 데이비드에 머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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