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설비와 원자력발전 설비. |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태양광 제조 업계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원자력 발전업계보다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태양광 발전이 직접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없지만 탄소중립을 위해선 설비 제조 과정에서의 탄소배출 저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환경부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대표 태양광 제조업체인 OCI와 한화솔루션의 온실가스배출량 합계 365만8859tCO₂eq(이산화탄소 환산단위)로 나타났다.
이는 원전 운영 및 기자재업체인 한국수력원자력과 두산중공업의 온실가스배출량 합계 314만7417tCO₂eq보다 51만1442tCO₂eq(16.2%) 많았다.
에너지 사용량도 태양광 제조 업계가 더 많았다. 두 태양광제조 업체의 에너지사용량은 6만6567TJ(에너지사용량 단위)로 원자력업계 6만3269TJ보다 3298TJ(5.2%)더 많았다. 정부가 ‘2050탄소중립’ 시나리오의 핵심으로 태양광발전 비중을 70%로 확대하고 원자력을 6% 수준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한 것과 상충되는 데이터다.
▲자료=환경부 |
OCI는 국내 유일 폴리실리콘(태양광 셀 원료) 생산 업체이며 한화솔루션의 태양광 부문 한화큐셀은 국내 1위 태양광 모듈제조 업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유일 원자력 발전 주기기 제조업체이며며 원전 운영은 한수원이 총괄하고 있다.
정주현 브이피피랩 이사는 "사실상 두 업체가 국내 태양광 제조업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볼 수 있다"며 "제조 과정에서 탄소배출이 원자력보다 많을 수 있지만 원자력 발전은 탄소배출 외에 사용후핵연료 문제 등이 있어 환경적으로 어느 에너지원이 낫다고 단정지어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탄소중립위원회가 탄소배출에서 100% 자유롭지 못한 태양광 발전의 비중을 70%까지 높인 것은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채널(IPCC)에 따르면 생애주기별 태양광발전의 생애주기 탄소배출계수는 1kWh당 CO₂eq기준으로 48g(중간값 기준)이다. 반면 원자력발전의 경우 탄소배출계수가 12g에 불과했다. 태양광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원전을 돌릴 때보다 4배 많은 셈이다.
태양광은 전력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는 태양광을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 직접 배출은 ‘0’이다. 하지만 발전설비를 짓고 이에 따른 부품 등의 공급 과정(Supply Chain)에서는 온실가스를 1kWh당 66g 배출한다. 또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광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지구에서 반사되는 복사량을 줄인다. 태양복사에 대한 반사율을 나타내는 알베도 양의 많고 적음에 따라 나타나는 따른 기온 변화 현상 ‘알베도 효과(Albedo Effect)’를 낮추면서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는 것과 같은 결과를 가져온다. IPCC가 태양광발전의 탄소배출계수를 원전보다 높게 잡은 것도 이 때문이다.
정범진 경희대 교수는 "프랑스는 원전 56기와 수력발전이 전체 발전원의 95%를 차지한다. 1kWh당 이산화탄소 발생은 33g으로 2050년 전력부분 IPCC의 탄소중립 목표를 이미 달성했다"며 "우리나라도 탈원전 정책만 포기하면 많은 문제가 쉽게 해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