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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덴마크 사례로 본 재생E 단가…"화석연료보다 낮아지지만 원전보다 싸질지는 의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1.12.08 18:06

2050년 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나



덴마크, 수소 생산량 낮고 화력발전 단가 높아 전력단가 오름세



"수소 생산 증가로 당분간 전기 시장 가격 상승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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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에너지넷 직원들이 전력 시스템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덴마크 에너지넷


[에너지경제신문 / 덴마크 코펜하겐=오세영 기자] "덴마크는 1970년대부터 오일쇼크를 계기로 화석연료 이용률과 에너지 수입을 줄이고 자체적으로 발전원을 다양화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에너지전환에 나섰다. 초창기 발전단가도 비싸고 정부나 국민들의 비용 부담도 있었지만 지금 육상풍력이 가장 저렴한 발전원이다."

덴마크 녹색성장 민관협력기구 ‘스테이트오브그린’의 마그누스 호이베어 마닐 언론협력부장은 지난달 덴마크 현지 취재차 이 기구의 코펜하겐 본부 사무실을 방문한 기자로부터 "재생에너지 발전단가가 전통 화석연료보다 낮아지는 게 맞느냐"는 질문을 받고 이 같이 답했다.

우리 정부는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위해 재생에너지 전력 비중을 2050년까지 70%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일부 전문가들은 발전단가가 턱없이 높아져 전력 소비자들이 부담해야 한다는 데에 논란이 일고 있다.

우리 정부는 재생에너지로 에너지 체질을 전환하면서 발전단가가 오를 요인이 있지만 사용량이 많아지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저렴해진다고 내다봤다.

이에 에너지경제신문은 서울대 팩트체크센터의 지원으로 지난달 22일부터 4박 6일간 덴마크 현지를 직접 방문해 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흐름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아봤다.

덴마크 재생에너지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결과 현지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는 지난 50년 간 에너지전환이 진행되면서 크게 낮아졌다. 현재는 재생에너지 발전비용이 석탄 등 화석연료보다 싸졌다는 게 덴마크 당국의 설명이다. 다만 우리와 달리 덴마크엔 발전설비가 없어서 수입해 쓰는 원전 전력과 발전비용을 단순 비교하는 것은 어렵다고 현지 관계자들은 설명한다. 특히 수소 생산 상용화를 추진하면서 여기에 쓰이는 화석연료 발전단가가 높아져 전기요금이 올라가는 추세다. 이에 따라 현재 발전단가가 화석연료보다 낮고 앞으로도 낮아질 전망인 재생에너지 발전 가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전했다.


덴마크는 50년 동안 에너지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1972년 당시 덴마크 총 에너지 소비의 92%를 차지한 건 석유였다.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 석유위기로 1973년 석유 가격이 4배로 치솟자 덴마크의 경제와 에너지 공급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덴마크는 오일쇼크를 계기로 에너지전환에 나섰다. 덴마크 정부는 1976년 ‘덴마크 에너지 정책’을 통해 천연자원을 고갈하는 속도를 늦추고 재생에너지원을 활용해 에너지 수요 솔루션을 개발하자는 목표를 발표했다. 이후 △석유 의존 줄이기 △전력 공급 다양성 높이기 △에너지 소비 줄이기 △에너지 관련 연구개발 늘리기 등 에너지전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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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덴마크 전원믹스. 주한덴마크대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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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풍력 발전 비중. 덴마크 에너지청


균등화발전비용

▲2016년 덴마크 발전원별 균등화발전비용(LCoE). 왼쪽부터 육상풍력·해상풍력·태양열 발전·대규모열병합발전(CHP)-재활용 우드 펠릿·대규모열병합발전-석탄·대규모열병합발전-천연가스(도시가스용·naturalgas CC) 순서다. 덴마크 에너지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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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덴마크 발전원별 균등화발전비용(LCoE). 왼쪽부터 해상풍력·육상풍력·태양광발전(Solar PV)·대규모열병합발전-우드펠릿·대규모열병합발전-석탄·대규모열병합발전-천연가스(도시가스용) 순서다. 덴마크 에너지청


◇ 에너지전환 역사 50년…재생E 발전단가, 화석연료보다 낮아져

덴마크는 1976년부터 풍력 발전을 주요 발전원으로 두며 재생에너지 발전 확대에 나섰다. 현재 덴마크가 한국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10배 높다.

주한덴마크대사관 자료에 따르면 덴마크 전원 믹스 현황은 지난 2019년 기준 △재생에너지 78.9% △석탄 11.2% △천연 가스 6.4% 등이다. 

덴마크의 에너지전환 초창기에 비용 부담도 있었다. 풍력 발전 관련 보조금은 물론 국민들도 어쩔 수 없이 에너지전환에 대한 전기 요금을 부담해야 했다. 50년이 흐른 지금 덴마크에서는 육상풍력 발전단가가 가장 저렴한 발전원으로 꼽힌다.

스티 우페 피더슨 덴마크 에너지청 부청장은 "덴마크에서 처음 에너지전환을 추진할 때 재생에너지 도입에 들어가는 비용이 높았다"며 "그러나 지금은 재생에너지 비용이 화석연료보다 낮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에너지청 ‘균등화발전비용’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까지만 해도 해상풍력과 태양광 발전 생산에 드는 총 비용이 석탄보다 높다. 그러나 5년이 지난 현재 해상풍력과 육상풍력, 태양광 발전 비용은 석탄보다 저렴해졌다. 덴마크는 천연가스 복합발전이 없으며 자료에 나온 천연가스는 도시가스를 생산하는데 사용된다.

피더슨 부청장은 "재생에너지가 전통 에너지원보다 경쟁력이 높아지는 이유는 점차적으로 낮아지는 비용"이라며 "육상풍력의 경우 이미 생산비용이 가장 저렴한 발전원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덴마크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는 10년에 걸쳐 저렴해졌다.

피터 마커슨 덴마크 에너지넷 시니어 디렉터는 "덴마크의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만 놓고 보면 태양광과 육상풍력, 해상풍력 모두 10년 전인 2010년보다 저렴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발전 단가가 화석연료보다 저렴해졌기 때문에 지금보다 발전량을 50% 늘려도 저렴하게 더 많은 전기를 생산하고 소비량을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커슨 시니어 디렉터는 "재생에너지가 변동성이 높지만 이미 태양광과 풍력 발전 단가가 절감됐다"며 "앞으로도 전 세계 친환경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전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짐에 따라 비용이 감소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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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재생에너지(해상풍력·육상풍력·태양광 ) 균등화발전비용 흐름. 덴마크 에너지넷

 

 

◇ 원전 0% vs 30%…한국과 원전 발전단가 단순 비교 한계

다만 원전과 재생에너지 발전단가 흐름을 비교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전체 발전원 이용률 가운데 30% 정도가 원전이기 때문에 원전 이용률을 제쳐두고 발전단가 만을 단순 비교하기엔 다소 현실과 거리감이 있을 수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해 발전량 비중 통계에 따르면 △석탄 35.6% △원자력 29.0% △액화천연가스(LNG) 26.4% △신재생 6.6% △유류 0.4% △양수 0.6% 등이다. 석탄과 LNG, 유류 등을 포함한 화석연료는 62.4%, 양수 등을 포함한 신재생은 7.2%에 불과하다. 덴마크와 비교하면 크게 차이 난다. 덴마크 전력 믹스 현황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비중은 78.9%로 우리나라 7.2%에 비하면 무려 10배나 높다.

 

우리나라는 덴마크에 없는 원전의 비중이 29.0%나 된다. 즉 덴마크 발전 현황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 5분의 2정도를 원전이 채우고 있는 셈이다. 덴마크의 경우 풍력의 나라답게 재생에너지 가운데 풍력 발전이 차지하는 비중이 46.5%다.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를 비교할 때 바로 이런 발전 비중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정 발전원의 발전 비중이 높으면 그 만큼 규모의 경제 등을 이룰 수 있어 발전단가가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덴마크의 경우 아예 원전을 쓰지 않는다. 지난 1985년 탈원전을 결의했고 2006년 연구용 원자로마저 제거했다. 아직 스웨덴과 독일에서 수입하는 전력 일부분이 원자력 발전으로 만들어지고는 있다. 그러나 덴마크의 전기요금은 여러 나라가 연결된 전기 시장에서 한계가격으로 정해지고 소수에 그치는 데다가 타국에서 들여오는 전기이기 때문에 정확한 단가를 알 수 없다. 에너지넷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덴마크 전력 소비량의 3%가 스웨덴과 독일에서 수입된 원자력 전기다.

마커슨  시니어 디렉터는 "덴마크에는 원자력 생산이 없고 과거 스웨덴에서 전기를 수입할 때 생산량 일부가 원자력에서 나온다"며 "소비 당시 시스템 내 전기 믹스를 시간 단위로 수입하기 때문에 우리가 얼마나 원전을 수입하는지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스웨덴 원전의 경우 전력 시세가 변동원가보다 비싸기 때문에 최대한 많이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며 "올해 4월 통계를 보면 스웨덴에서 매우 지속적인 원자력 생산이 이루어지고 전기 가격이 오르락내리락하며 전기 수출입도 매우 가변적이다"고 설명했다.

피더슨 부청장도 "원자력 자체만으로 균등화발전비용을 따지기 어렵다"며 "스웨덴에서 수입하는 전력 일부가 원자력으로 생산되는 양이지만 전력 수입 비용에 스웨덴 원자력에 관련된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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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마커슨 덴마크 에너지넷 대표가 25일 덴마크 코펜하겐 스테이트오브그린 사무실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오세영 기자


◇ "탄력적인 전력 소비, 전기요금 낮추는 열쇠"

덴마크에서는 전력 소비를 탄력적으로 하지 않을 경우 앞으로 10년 정도 전력 요금이 오를 전망이다. 앞으로는 수소 생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전망인데 이 때 값비싼 화석 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마커슨 시니어 디렉터는 "덴마크의 경우 앞으로 10년 동안 전기요금 변동성이 더 높아질 예정"이라며 "유럽 그리드망의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적을 때는 전기요금이 높을 것이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많을 때는 전기요금이 낮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력적인 전기 소비를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며 "요금이 높을 때 소비자들이 직접 소비를 줄이고 요금이 낮을 때 소비를 늘릴 수 있도록 하는 게 소비자들의 전기 요금을 낮추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오는 2050년까지 기후중립적인 에너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국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풍력과 태양광을 이용한 수소 생산과 수소를 사용한 운송·수송, 산업 공정이 중요하다. 다만 재생에너지 도입 초기에 발전 단가가 기존 화석연료나 천연가스 보다 높았던 것처럼 수소 생산 상용화도 마찬가지로 초기 단가가 높아질 수 밖에 없다. 

덴마크에서는 전기의 공급과 생산의 균형을 맞추는 과정에 들어가는 비용도 최소화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전력 예측 시스템과 균형화다. 전기 수요에 대한 예측을 분 단위로 촘촘하게 한다면 그에 맞춰 생산하기 때문에 발전단가도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마커슨 시니어 디렉터는 "전력 예측 균등화 시스템을 개발하면 발전 균등화 비용과 전기 요금을 낮출 수 있다"며 "신재생에너지를 주로 사용할 때 풍력·태양광 발전과 전기 소비량 간의 균형을 맞추는 솔루션이 개발되지 않으면 전기 관련 요금들이 비싸질 수 있다. 소비자들은 시스템 균등화 비용이 높을 때 스스로 소비량을 조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커슨 시니어 디렉터는 이와 같은 전력 시장 개발과 탄력성을 높이는 전력 예측 시스템이 한국의 에너지전환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의 경우 태양광이나 풍력, 조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 재원들이 많다"며 "한국이 실현할 수 있는 많은 자연적 재원들을 활용해 친환경 전력 생산에 돌입하고 전력 예측 시스템도 촘촘하게 마련하고 여기에 소비 탄력성이 더해지면 안정적인 재생에너지 전력망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에서도 균등화와 예측 시스템에 관심이 많고 일부 기업들이 기술을 갖췄다고 알고 있다"며 "한국도 이미 태양광과 풍력 등을 사용하고 있고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늘고 있다. 이 노하우와 기술을 현재 전력시스템에 적용해도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덴마크 에너지청
에너지청은 1976년 설립된 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의 산하 기관이다. 덴마크의 에너지 공급 분야를 모니터링하고 개발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뿐 아니라 에너지 생산, 공급 및 소비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한다. 또 에너지 뿐 아니라 물·폐기물·통신 등 유틸리티 분야가 경제적으로 최적화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업무도 맡는다.

■덴마크 에너지넷
에너지넷은 덴마크에 전기와 천연가스 송전 시스템을 소유, 운영하고 개발하는 덴마크 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 산하 공기업이다. 에너지 인프라 전반을 소유·운영·개발하고 관련 업무를 관리해 기후중립형 에너지 공급 발전에 기여하는 걸 목표로 두고 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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