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폐막한 가운데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개도국 지원 재정을 2035년까지 총 1조3000억달러(약 1827조원)로 확대하기 한 것이 최대 상과로 꼽힌다.
24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열린 COP29에 모인 약 200개국 협상단은 이날 새벽 '신규 기후재원 조성 목표'에 합의했다.
신규 기후재원은 각국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2035년까지 연간 1조3000억달러(약 1827조원)를 모으고, 이 가운데 최소 3000억달러(약 421조원)는 선진국 정부가 주도해 마련하기로 했다. 선진국 분담금은 지난 21일 공개된 합의문 초안의 2500억달러에서 500억달러 늘어난 금액이다.
지난 11일 시작된 회의는 선진국과 개도국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며 결국 예정된 폐막일인 22일을 넘겼고, 협상단은 비공개회의와 밤샘 협상을 거듭한 끝에 예정 시각 30여시간을 넘겨 이날 새벽 합의에 이르렀다.
기후변화 위협에 직접 노출된 소규모 도서국들과 최빈국(LDC) 그룹은 초안 공개 당시 선진국의 부담이 지나치게 적다며 반발했다.
합의안은 만장일치로 채택됐으나 반발도 여전하다.
인도 협상 대표 찬드니 라이나는 “선진국 당사자들이 그들의 책임을 다할 의지가 없다는 것을 분명히 드러낸 결과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는 합의안을 '시각적 환상'이라 부르며 유감을 표했다.
아프리카 협상그룹을 대표하는 케냐의 알리 모하메드는 “아프리카에 중요한 문제에 대한 진전이 없는 것에 매우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린피스는 성명에서 “COP29가 3000억달러의 새 공공 기후 재정 목표에 대한 최소한의 합의로 끝났다"고 평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합의된 재정 합의에 충분치 않다는 아쉬움을 표명하면서도, 이를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우리가 직면한 큰 도전에 대처하기 위해 재정과 완화 측면에서 모두 더 야심찬 결과를 기대했었다"며 “각국 정부는 이 합의를 기반 삼아 이를 토대로 발전시켜 나가길 호소한다"고 말했다.
새 합의문은 기후재원 목표 '1조3000억달러'를 언급하긴 했지만, 재원 조달 방법은 명시하지 않았다. 실제 기후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가 직면한 문제로 꼽혔다.
기후솔루션 이날 COP29에 대해 논평을 내며 “선진국 분담금 3000억달러 규모는 기후위기의 원인 제공자라 할 선진국의 책임에 견줬을 때 부족한 액수일뿐 아니라 이미 닥쳐온 기후 재난의 양상을 보았을 때 충분한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며 “전반적으로 기후재원의 필요성을 인지하는 정도에 그쳤지, 어떻게 조성하고 제공될지에 대한 구체적 논의와 합의는 없다. 개도국은 말뿐인 '기후재원'이라고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종합적으로 보았을 때 이번 합의는 최선의 기후대응을 위한 수준에 이르지 못한 결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다음 회의인 COP30은 내년 11월 브라질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