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중 가장 추울 때로 꼽히는 절기상 소한(小寒)인 5일 오전 출근시간 시민들이 서울 세종대로사거리를 걷고 있다. 연합뉴스 |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부터 지난해까지 49년 동안 소한과 대한 전국 평균기온을 비교하면 소한 때가 대한 때보다 기온이 낮았던 때가 25번, 반대인 경우가 24번으로 사실상 별 차이가 없었다. 평균기온이 영하인 날도 소한과 대한 모두 28번으로 같았다.
이론상으로 가장 추워야 할 때는 연중 낮은 제일 짧고 밤은 제일 긴 동지(冬至) 때다. 일조시간과 일사량이 가장 적기 때문이다.
다만 땅이 식는 시간이 있어 보통 동지에서 약 3주 지난 소한과 대한 사이 때가 가장 추워지니 ‘소한 때가 제일 춥다’는 인식이 생긴 배경이다. 소한보다 보름이나 뒤에 따라오는 대한 때에는 이미 추위에 적응이 된 상태라 체감이 덜하는 점도 요인이 됐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대한 때 기온이 오르면서 소한이 대한보다 춥다는 말이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1973년부터 1999년까지 27년간 소한 평균기온이 대한보다 낮은 때는 11번이고 그 반대는 16번이다. 2000년부터 작년까지는 22년 가운데 14번 소한 평균기온이 대한보다 낮았고 반대의 경우가 8번이었다.
기상청이 지난해 발간한 기후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1912~1940년은 대한 평균기온이 영하 2.1도로 소한 평균기온(영하 1.2도)보다 낮았다. 반면 1991~2020년은 소한 평균기온(영상 0.8도)이 대한 평균기온(영상 0.9도)보다 낮았다.
대한 평균기온 상승 폭(3도)이 소한(2도)보다 컸기 때문이다.
기상청 기후변화 전망보고서를 보면 ‘산업기술의 빠른 발전에 중심을 둬 화석연료 사용이 많고 도시 위주 무분별한 개발이 확대되는 경우’(SSP5-8.5 시나리오)에 남한 겨울은 이번 세기 중반기(2041~2060년)와 후반기(2081~2100년)에 각 83일과 39일로 현재(107일)보다 크게 줄어든다.
‘재생에너지 기술이 발달해 화석연료 사용이 최소화되고 친환경적으로 지속할 수 있는 경제성장이 이뤄지는 경우’(SSP1-2.6 시나리오)에도 겨울은 이번 세기 중반기와 후반기에 각각 97일과 82일로 짧아진다.
겨울 일수는 하루 평균기온이 5도 밑으로 내려간 뒤 다시 올라오지 않으면 그 첫날을 시작으로 삼아 계산한다.
일 최저기온이 영하 12도 이하인 한파일은 현재 10.2일인데 SSP5-8.5 시나리오를 적용하면 이번 세기 중반기와 후반기 각각 4.9일과 0.9일로 줄어들고 SSP1-2.6 시나리오상으로는 8.9일과 6.2일로 감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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