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해지는 직장내 괴롭힘.연합뉴스 |
#"상사의 퇴사 요구를 거부하니까 원치 않은 부서에 발령을 내고, 화장실 전등 교체·우편물 관리·커피 심부름 같은 잡무만 시킵니다. 정말 죽고 싶습니다."
시민단체 ‘직장갑질119’는 2일 직장 내 괴롭힘 제보 사례를 공개하고 조직문화 개선 등 갑질 예방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단체가 지난달 이메일로 받은 제보는 총 184건으로, 이 중 절반에 가까운 88건(47.8%)이 직장 내 괴롭힘 문제였다.
유형별(중복답변 가능)로는 부당지시(50건·56.8%)가 가장 많았고, 따돌림·차별(44건·50.0%), 폭행·폭언(40건·45.5%), 모욕·명예훼손(29건·33.0%) 등이 뒤를 이었다.
직장 내 괴롭힘 제보자 중 27명(30.7%)이 회사에 피해 사실을 신고했지만, 이 중 24명(27.3%)은 ▲ 근무 장소 변경 등 피해자 보호 ▲ 객관적 조사 ▲ 비밀 유지 ▲ 가해자 징계 등 근로기준법상 신고자 보호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고를 이유로 불합리한 처우를 경험했다는 사람도 13명(14.8%)이었다.
제보자 중 10명(11.3%)은 괴롭힘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거나 생각한 적이 있다고 했다.
단체는 "2019년 7월 ‘직장 내 괴롭힘 금지법’이 시행된 지 2년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많은 직장인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삶과 죽음의 경계를 오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유경 직장갑질119 노무사는 "제보자들은 괴롭힘 행위 자체의 고통보다 2차 가해와 신고해도 길이 보이지 않는 절망감 탓에 더 큰 고통을 호소한다"며 "조직이 현행법에 명시된 기본 의무만이라도 이행한다면 비극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jw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