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 포토

이원희

wonhee4544@ekn.kr

이원희기자 기사모음




RE100시장, 녹색프리미엄 쏠림…"재생E 확대·온실가스 감축 효과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3.01 11:55

한전서 웃돈 주고 일반전력 구입…배출권 인정도 못받아



웃돈 주고 산 가격도 REC 구입 4분의 1도 안될 만큼 저렴



REC 구입이 비싼 대신 재생E 조달·온실가스 감축 효과

clip20220206112813

▲한국형 RE100(K-RE100) 로고.


[에너지경제신문 이원희 기자] 기업의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이행 수단으로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웃돈을 주고 전력을 구입하는 ‘녹색프리미엄’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녹색프리미엄은 한전의 일반전력을 프리미엄(웃돈) 주고 사면 재생에너지를 쓰지 않아도 RE100 이행에 필요한 재생에너지 조달 실적으로 인정받는 반면 기업의 온실가스 감축 실적에는 반영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녹색프리미엄이 재생에너지 산업 발전과 기업들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에 뚜렷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는다. 제도 개편 필요성도 제기된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기업 등 RE100 추진 기관들이 지난해 한전으로부터 녹색프리미엄으로 구입한 전력량은 1455GWh이다. 반면, 이들 기관이 RE100 이행용으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거래시장에서 사온 총 재생에너지 전력량은 총 4.5GWh였다. 녹색프리미엄 구입 전력량이 RE100용 REC 구입량의 무려 323배에 달한다. 사실상 국내 RE100 시장에서 REC 구입 비중이 미미해 녹색프리미엄 구입 위주로 돌아가고 있는 셈이다. 녹색프리미엄은 REC와 달리 실질적으로 재생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 구입량 만큼 온실가스 배출권(감축 실적 확보)으로도 인정받을 수 없다.

그런데도 RE100 시장에서 REC 구입이 인기를 얻지 못하는 이유는 REC 현물 거래가격이 녹색프리미엄의 4배 넘게 비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녹색프리미엄은 기업 등 기관이 한전으로부터 입찰 경쟁을 거쳐 구매할 수 있게 하는데 그 입찰이 지난해 2월과 7월 두 차례 실시됐다.

REC 거래시장은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소유한 REC를 기업들이 현물시장을 통해 직접 구매한다. 기업들이 REC를 구매할 수 있는 시장은 매달 둘째 주, 넷째 주 금요일에 열린다.

기업이 REC를 통해 재생에너지 전력을 구매한 경우 그만큼 온실가스 감축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지만, 녹색프리미엄보다 워낙 가격이 더 비싸 기업들의 인기가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상반기 녹색프리미엄 평균 가격은 1MWh당 1만900원이었으나, 지난 28일 열린 REC 거래시장 평균가격은 1MWh당 4만5654원으로 4.2배 높았다. REC 거래시장의 가격이 높은 이유는 녹색프리미엄의 경우 한전이라는 큰 공기업을 통해 거래하지만, REC 거래시장은 비교적 소규모 발전사업자에게서 직접 구매해서 비싼 것으로 분석된다. 소규모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발전소를 운영하면, 설치비용 등에서 거대한 발전소보다 생산 전력당 비용이 많이 들어가서다. 그만큼 소규모 발전사업자가 운영하는 재생에너지 전력이 더 비싸게 나타난다.

REC 가격은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에서 운영되는 시장 가격에도 영향을 받는다고 알려졌는데, 최근 RPS 제도의 변화로 REC 현물시장 가격이 5만원대 까지 올라갔다.

결국 올해도 새로운 인센티브 등 별다른 제도 개편이 없다면 녹색프리미엄 위주로 국내 RE100 시장이 돌아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재생에너지산업발전협의회 관계자는 "몇몇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이 RE100 시장에서 REC 거래가 활발히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지금까지는 거래가 미비하다"며 "획기적인 제도 변화가 없다면 REC 거래시장이 커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부는 재생에너지 업계에서 RE100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자, 녹색프리미엄 외 RE100 이행 수단에도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 RE100 시장을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