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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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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초개인화 시대 ‘스몰 데이터’ 주목을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4.14 10:32

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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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산업과 사회문화가 고도화되면서, 변화의 시기에 맞게 소비자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의 소비자들이 기업에서 제공하는 제품들 중에서 하나를 선택하는 수동적인 역할을 했다면, 오늘날의 소비자들은 생산에 참여하거나 판매역할을 수행하며, 새로운 소비문화를 스스로 생산해 내고 있다. 이렇게 변화하는 소비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읽을 줄 알아야 한다.

그러나 소비자의 마음은 복잡하다. 그래서 쉽게 읽어내기 어렵다. 만약 소비자의 마음을 읽어내는 예측 분석이 쉽게 성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아마도 소비자 마음을 분석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그래서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이해하고 그들의 마음을 탐험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최근 정보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엄청난 양의 소비자 비정형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바로 빅데이터(Big Data) 덕분이다.

빅데이터는 수집된 방대한 양의 디지털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가공하여, 집단 구성원이 공통적으로 가지는 어떠한 특성을 구분해 낼 수 있기 때문에, 특정 집단의 공통적인 특징과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그래서 기업들은 소비자 빅데이터 수집을 통해 의미 있는 정보를 찾아내고, 이를 활용하고 있다. 즉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소비자의 연령,성별,거주지역 등에 따라 잠재 고객들에게 맞는 맞춤형 광고나 이벤트를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빅데이터 활용은 이제 모든 산업에서 소비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핵심 전략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지금 우리는 빅데이터를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읽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빅데이터의 정보수집 방식에 한계가 있고 또한 왜곡된 데이터는 오히려 데이터 분석의 한계점으로 논의되고 있다. 아울러 빅데이터만으로 개개인의 취향,기호,소비 성향 등을 세부적으로 파악하기에는 한계점이 존재한다. 따라서 빅데이터가 아닌 소비자의 감성과 그들의 행동을 관찰할 때 더욱 의미 있는 결과를 발견할 수 있다.

글로벌 전략컨설팅 기업인 맥킨지는 그들이 발간한 보고서에서 "엄청난 데이터의 규모에 비해, 기업들이 빅데이터를 통해 이뤄낸 성과는 유의미한 수준이라 볼 수 없다"고 언급하였다. 즉 빅데이터를 활용한 잠재된 기회는 많지만, 실제로 성과를 창출한 기업은 제한적이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산업 환경속에서 최근 초개인화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증가되고 있다. 가격과 상관없이 개인의 만족을 위해 과감하게 지갑을 여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개인의 취향이 구매를 결정짓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처럼 초개인화시대에 대한 이슈가 등장함에 따라, ‘스몰데이터(Small Data)’의 활용에 대해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스몰데이터는 개인의 취향이나 필요, 건강 상태, 생활 양식 등에서 나오는 소량의 정보들을 말한다.

스몰데이터는 거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 결과를 도출하는 빅데이터와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왜냐하면 스몰데이터는소비자들의 공통적인 성향이 아니라 개인의 차별화된 특성이나 행동 패턴을 파악하는 데 특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스몰데이터를 활용하면, 소비자가 선호할 만한 상품을 선별하여, 좀 더 적극적인 맞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즉 빅데이터가 특정 소비자 계층을 분석하고 제시한다면, 스몰데이터는 소비자 개인의 취향에 맞는 결과를 선별해 제공하는 것이다.

세계적인 브랜딩 권위자 마틴 린드스트롬(Martin Lindstrom)은 소비자의 니즈를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스몰데이터를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규모가 작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는 스몰데이터가 더 가치있게 활용될 수 있다. 엄청난 양의 고객데이터는 다수 고객의 구매패턴을 분석할 수 있지만,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의 특성과 방문패턴 등 소비자의 구매 과정과 패턴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오히려 빅데이터를 통해 분석하기 어려웠던 결과들을 도출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비자 빅데이터는 특정 소비자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 및 제품 판매에서, 스몰데이터는 소비자들의 원하는 것을 정밀하게 분석하는 맞춤형 상품 추천 분야에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물론 스몰데이터 그 자체 만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읽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효과적인 데이터 분석을 위해서는 수집한 데이터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떻게 활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서 끊임없이 궁리해야 한다. 아울러 그동안 인공지능(AI)이 주로 빅데이터와 결합했다면, 앞으로는 스몰데이터와도 결합해 효과적으로 초개인화 서비스 제공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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