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01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손희연

son90@ekn.kr

손희연기자 기사모음




서울·수도권 청약 시장 미달 속출…그 이유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4.18 15:20

고분양가·대출규제 등 청약 시장 열기 한풀 꺾여



"주택시장 조정기 입지·단지별 옥석 가리기 심화"

아파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손희연 기자] 그간 ‘청약 불패’ 시장으로 불려왔던 서울과 수도권에서 최근 청약 미달 사태를 빚고, 청약 가점도 낮아지고 있어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과 수도권 청약 시장의 열기가 한 풀 꺾인 요인으로는 고분양가, 대출 규제, 입지, 시세 차익 기대감 저하 등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향후 청약 시장 내 입지·단지별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으로 내다본다.

18일 건설·부동산업계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최근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서 분양된 ‘칸타빌 수유 팰리스’(강북종합시장 재정비)가 1순위 청약에서 216가구 모집에 198가구(91%)가 미계약 물량이었다.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5개 주택형이 모집 가구를 채우지 못하고 미달됐다.

무순위 청약은 일반분양 당첨자 계약일 이후 미계약이나 부적격 등의 이유로 발생한 잔여 가구 물량에 대해 새롭게 청약 신청을 받는 것을 말한다.

앞서 올해 서울 첫 분양사업지로 관심을 끌었던 강북구 미아동 ‘북서울자이폴라이스’도 18가구의 미계약 물량이 나와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었다.

지난해 7월에 분양한 동대문구 장안동 ‘브이티스타일’(75가구)과 관악구 신림동 ‘신림스카이아파트’(43가구)는 최근까지 각각 7차, 6차에 걸쳐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지만, 미계약 물량이 나와 완판에 실패했다.

서울에서는 청약 가점도 낮아지고 있다. 그간 서울에서는 청약 당첨권에 들기 위해서는 만점에 가까운 청약 가점을 가지고 있어야 했다. 하지만 최근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삼양사거리특별계획3구역 재개발)는 전용면적 80㎡A형의 최저 당첨 가점이 34점(만점 84점)에 불과했다.

수도권에서도 청약 미달 사태가 빚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인천 연수구 송도이다.

인천 연수구 송도국제도시에 공급한 ‘송도 럭스오션SK뷰’는 129가구 무순위 청약에서 15가구가 미달했다. ‘송도 럭스오션SK뷰’는 전체 공급 가구 수 1114가구 중 129가구가 미달된 바 있다.

지난해 10월 39가구를 일반분양한 ‘송도 센트럴파크 리버리치’는 아직 미분양 상태다. 지난해 11월 청약에 나섰던 ‘송도자이더스타’는 평균 경쟁률을 15.7대 1로 마감했으나 이후 530가구(35%)의 미계약 물량이 발생하면서 예비 당첨자 대상 추가 계약과 무순위 청약을 진행해야 했다.

최근 들어 수도권 미분양 물량은 늘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총 2만5254가구로 전월 대비 16.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수도권 미분양 주택은 2318가구로 전월 대비 74.9% 증가했으며, 지방은 2만2936가구로 전월 대비 12.4% 증가했다.

먼저 서울과 수도권 청약 시장의 열기가 가라 앉은 이유에는 고분양가와 대출 규제로 꼽힌다. 분양가격이 9억원을 넘기면 중도금 집단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해 예비청약자들의 자금 부담이 크다는 분석이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까지 맞물리면서 예비청약자들의 자금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특히 현재 시장 내에서 ‘집값 고점론’ 인식이 강화되면서 인근 집값에 대한 기대감이 저하,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치도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청약 미달을 사태를 빚었던 칸타빌 수유 팰리스의 경우 전용 59㎡ 최고 분양가가 9억2490만원이었다. 이어 전용 78㎡의 최고 분양가는 11억4780만원이었다.

이어 올해 서울과 인천 송도 분양 단지들의 전용 84㎡ 분양가(최고가 기준)가 9억원을 넘겼다. △북서울자이 폴라리스 10억3100만원 △한화 포레나 미아 11억4924만원이었다. 송도 럭스오션SK뷰는 전용 84㎡ 최고 분양가는 9억1900만원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대선 이후 주택시장이 조정기에 들어가면서 입지·단지별로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향후에도 청약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지역·단지별, 입지·분양가, 시세 차익 등 여러 요인으로 청약 시장이 양극화를 보이고 있다"며 "특히 서울과 수도권 등은 ‘똘똘한 한 채’ 선호 심리가 강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 조정기를 맞고 있어 앞으로 당분간 청약시장 내에서는 입지뿐만 아니라, 분양가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심화할 것이다"고 말했다.
son90@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