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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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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녹색성장’ 넘어 ‘ESG 성장’ 정책 펴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4.20 10:06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대한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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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대한경영학회 회장


과거 이명박(MB) 정부가 녹색경제·녹색성장을 강조했는데, 최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녹색성장을 강조하자 사라졌던 녹색성장·녹색금융이라는 용어가 여기저기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에 과거 녹색성장을 담당했던 인물 등 MB 정부 사람들이 적지 않게 포함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후보자는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들에게 제출한 인사청문 답변 자료를 통해 "금융중개지원대출을 통해 중소기업에 녹색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것은 녹색금융의 부활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금융중개지원대출로 저탄소 기업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선 "녹색금융 접근성이 제약된 중소기업에 녹색자금 공급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향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금융기관들도 녹색금융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농협은행은 "태생이 녹색금융"이라면서, 친환경 특화 금융에 ‘승부수’를 걸겠다고 밝혔다. 농협은행은 그린임팩트금융을 위해 친환경 분야 관련 프로젝트 녹색사업금융단을 꾸렸다. 수협은행도 ‘탈석탄 금융’을 선포하고, 녹색경제 전환에 앞장서겠다고 한다. 금융기관들이 녹색금융이나 녹색경제를 강조하기 보다는 ESG(환경·사회·투명경영)금융과 ESG경제로 눈을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녹색성장(Green Growth)은 환경(Green)과 성장(Growth) 두 가지 가치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기존의 경제성장 패러다임을 환경친화적으로 전환하는 과정 중 파생되는 에너지, 환경관련 기술·산업에서 미래유망 품목과 신기술을 발굴해내고 기존 산업과의 상호융합을 시도해 신성장동력과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다. 이러한 녹색성장을 추구하는 경제를 녹색경제라고 한다.

녹색경제와 관련된 산업을 녹색산업이라고 한다. 녹색산업(Green industry)은 기존의 산업 구조를 친환경적으로 재구축하여 자연친화적 체제를 갖춘 산업을 의미하는 말이다. 경제 활동 전반에 이용되는 에너지 및 자원의 고효율화, 그리고 이와 관련한 재화 및 서비스 생산에서 저탄소 녹색 성장을 추구한다. 녹색경제·녹색산업에 대한 금융지원을 녹색금융이라고 한다.

또한 ESG를 나타내는 그림들이 대부분 녹색 한 가지 색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대부분 ESG에서 녹색이 나타내는 환경이 가장 중요한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필자는 ESG를 나타내는 그림을 녹색 단색으로 그리지 말고, 예를 들면 녹색, 빨간색, 노란색 등 3가지 색으로 나타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녹색은 ESG 3개 분야 중 하나인 환경 부분만을 의미한다. ESG 중 경우에 따라서는 셋 중 하나씩을 강조할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지금은 환경에만 집중하면 안되고, ESG 3개 분야 모두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런데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가 ESG 전반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는 녹색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보여 다소 우려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ESG 중 환경을 강조해서 녹색이라는 표현을 쓸 수도 있다. 그렇지만 녹색이라는 표현을 강조하거나 자주 사용함으로써 ESG 중 S와 G 부분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ESG에서 E와 S 및 G 셋 중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한 것이 없다. 셋 다 동일하게 중요하므로 다른 하나라도 절대로 경시해서는 안된다.

윤석열 정부는 과거회귀적이고 편협된 시각의 녹색이라는 용어를 버리고, 미래지향적으로 ESG를 주된 정책으로 채택해야 한다. 과거의 부분적인 용어인 녹색성장(Green Growth), 녹색경제(Green Economy), 녹색산업(Green Industry), 녹색금융(Green Finance), 녹색채권(Green Bond) 등 녹색에 대한 언급은 자제하고, ESG성장(ESG Growth), ESG경제(ESG Economy), ESG산업(ESG Industry), ESG금융(ESG Finance), ESG채권(ESG Bond) 등 미래의 새로운 분야로 관심의 폭을 넓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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