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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업계,새벽배송 사업 '엇갈린 행보'…'황금알' vs. '돈먹는 하마'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20 15:49

엔데믹에도 내년 새벽배송 시장 규모 11조9000억 성장 전망



이랜드·코스트코 이커머스 택배사 통해 새벽배송 우회 진출



롯데온·헬로네이처는 사업철수 '적자로 고배'…수익 개선 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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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대 이랜드리테일 대표이사(왼쪽)와 안준형 오아시스 대표이사가 지난 6일 장기적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협약식 체결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최근 코로나19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분위기가 무르익은 가운데 새벽배송 시장을 둘러싼 기업들의 행보도 엇갈리고 있다.

수익성을 고려해 새벽배송 사업을 과감히 철수하는 기업이 있는 한편, 새벽배송 전문 업체나 택배업체와 손잡고 오히려 시장에 뒤늦게 진출하는 기업도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킴스클럽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은 새벽배송 진출을 위해 최근 오아시스마켓 지분 3%를 확보하며 새벽배송 시장에 진출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이번 투자를 통해 오아시스마켓의 온·오프라인 플랫폼에 킴스클럽의 산지 신선상품을 납품하고, 배송 경쟁력을 강화해 온오프라인 시너지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앞서 코스트코 코리아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지난달 말부터 새벽배송 서비스(얼리 모닝 딜리버리 배송)를 시작했다.

해당 서비스는 온라인에서 5만원 이상 상품을 구매하고, 오후 5시 전까지 결제를 완료하면 다음 날 오전 7시까지 물건을 무료 배송해준다. CJ대한통운이 배송을 맡고 취급 품목은 과일·채소 등 신선제품,치즈·버터·우유 등 유제품, 베이컨·소시지 등 가공 육류제품 등으로 한정했다.

이랜드와 코스트코가 이처럼 새벽배송 시장에 뒤늦게 참전하는 것은 직접 투자가 아닌 새벽배송 기업 또는 택배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만큼 수익적 부담을 덜수 있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은 폐기율과 재고 관리 비용, 인건비가 높아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사업이다. 하지만 새벽배송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이커머스, 택배사 등 다른 기업과의 손을 잡는 우회적인 전략을 통해서라도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분석된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국내 새벽배송 시장 규모는 2020년 2조5000억원에서 내년에는 11조9000억원으로 5배가량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쿠팡과 마켓컬리, SSG닷컴 등 주요 새벽배송 업체들 외에도 여러 기업이 앞다퉈 새벽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유통학과 교수는 "엔데믹 이후에도 소비자들이 시간부족에 시달라고 있기 때문에 새벽배송 수요는 계속 될 것"이라며 "이미 새벽배송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만큼 옛날만큼의 높은 성장률은 아니지만 새벽배송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에 이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새벽배송 사업에서 철수하는 기업도 나오고 있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 ‘롯데온’은 앞서 새벽배송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는 롯데온이 적자 지속으로 롯데쇼핑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만큼 수익성 개선에 더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의 유통사업 부문을 총괄하는 김상현 부회장은 올초 부임하면서 "당장 수익이 나지 않는 사업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부회장은 과거 홈플러스를 맡아 이끌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흑자전환을 이뤄낸 인물이다. 이에 롯데쇼핑은 유통사업 부문의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와 마찬가지로 BFG그룹의 식품업체 헬로네이처도 과감히 새벽배송 사업을 포기했다. 이는 적자누적으로 실적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팬데믹이 지나가고 엔데믹 시대가 도래한 지금은 가파르게 성장하는 온라인 사업을 새롭게 되돌아 보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만들기위해 조직을 재정비하는 과정"이라고 시장 상황을 전했다.

이 관계자는 "새벽배송 시장은 향후에도 커질 전망이지만 수익성 측면에서 기업마다 ‘선택과 집중’을 하거나 아니면 ‘포기’를 하는 곳도 생겨나는 현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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