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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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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가심비' 높은 ‘진정성 마케팅’이 뜬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6.30 09:46

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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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오늘날 우리 사회는 복잡한 소용돌이 속에 있다. 급격한 산업화는 생산자와 소비자와의 간격을 멀게 만들었다. 새롭게 등장한 온라인 상점은 소비자와 생산자가 만날 수 있는 채널을 다양화시켰고, 신속한 구매가 가능토록 했으나, 구매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상품에 대한 체험과 이해는 오히려 줄어들게 되었다.

또한 최근의 코로나19나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금리인상과 같은 굵직한 사건들은 사람들의 소비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흐름으로 인해, 세대간 문화가 빠르게 바뀌고 있으며, 때로는 격차가 느껴지기도 한다. 변화의 체감이 빠르게 느껴지는 시기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변화의 소용돌이 속에서, 소비자들이 상품을 구매하는데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 하나가 ‘진정성’이다. 소비자 관점에서 진정성은 내면의 가치와 외부의 행동을 일치시켜 상업적이거나 경제적인 목표보다는 본질에 충실한 가치를 나타내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기 전 기업들은 TV·잡지 등의 매체 광고를 통해 소비자와 일방적인 소통을 하였다. 대부분의 이 시기의 기업들은 상품의 장점만을 부각하여 강조하고 홍보하였다. 그러나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인해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얻을 수 있게 되었고, 결국 정보의 ‘비대칭’이 상당 부분 사라지게 되었다.

인터넷을 통해 상품정보가 제공되는 초창기에 소비자들은 온라인을 통해 저렴한 상품을 구매하고, 소위 ‘착한가격’ 상품을 구매하게 되면, 만족감을 표출하였다. 착한가격으로 판매되는 상품이 진정성 있는 상품이라 생각했던 시기였다.

그러나 사회가 변화하면서 소비자들은 상품의 가격보다 품질의 우수성을 상품구매의 중요한 판단 근거로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에서 한단계 더 발전하여, 기업이 소비자를 대하는 참된 마음, 즉 ‘진정성’이 상품구매의 주요한 판단기준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진정성은 최근의 소비문화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근래에, 젊은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상품 구매 시, 효용성 보다는 심리적 만족감에 더 큰 가치를 두는 ‘가심비’를 중시 여기는 소비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저성장 시대에 불안해진 대중의 심리가 미래를 대비하려는 것보다, 즉각적인 자기 만족을 우선시 여기게 되어 확산되는 사회현상으로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가심비’ 를 표방하는 소비행동은, 자기만족에서 벗어나, 사회적으로 좀 더 의미 있는 것을 찾고 이것을 소비하려는 행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따라서, 이것은 기존과는 다른 새로운 소비문화로 발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최근연구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자신의 시간과 돈을 나 자신을 위해서, 그리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게 소비할 때 가장 행복감을 느낀다고 한다.

따라서 기업들이 소비자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이어 나가기 위해서는, 기업이 제공하는 가치가 소비자 개인에게도 만족감을 주며, 그 상품소비를 통해 소비자가 기업의 사회적 활동과 윤리경영에 참여하게 되는 것임을 보여야 한다. 즉, 소비자들에게 기업경영의 ‘진정성’ 있는 모습을 인지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에 몇몇 기업들은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진정성’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인간미가 느껴지는 감성을 제공하거나 또는 상품의 본질적 가치를 강조하거나, 아니면 사회적 이슈에 반응하는 개념 있는 브랜드임을 강조하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호소한다. 기업의 이러한 모습을 통해, 소비자들은 기업에게 진정성을 느끼기도 한다.

또한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도 진정성의 범주에 포함될 수 있다. 왜냐하면, 사회적 공헌 활동과 윤리적 기업경영 등은 기업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기업들은 소비자들의 상품구매과정을 통해 그들과의 신뢰를 향상시키는 마케팅 전략을 전개하기도 한다. 이것은 인터넷 기반의 온라인 쇼핑이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모두 마찬가지이다. 즉, 상품의 경험(체험)을 통한 마케팅 전략을 소비자들에게 전개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이 상품을 체험해 보면서 상품이 추구하는 이미지를 깨닫게 되고, 이러한 이미지가 브랜드가 제공하는 진정성으로 연결되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이러한 체험은 상품을 개발한 기업의 진정성과 소비자의 욕망을 연결시키는 매우 중요한 과정이고, 이를 통해 소비자들은 상품의 진정성을 느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터넷은 소비자들을 갈수록 똑똑하게 만들고 있다. 일방적인 광고를 통해 상품 정보를 얻게 되는 시대는 이미 지나갔다. 따라서 기업들은 갈수록 똑똑해지는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고심해야 한다. 소비자를 대하는 참된 마음이 중요한 시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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