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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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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시장 침체 속 청약시장 옥석가리기 본격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08.04 15:13

청약경쟁률 극과 극… ‘줍줍’도 양극화

입지·시세차익 전망 등 주요 요인 작용

위례신도시

▲위례신도시 모습.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부동산 시장이 하락 국면에 접어들면서 ‘청약불패’였던 서울에서도 무순위 청약에서 수차례 미달되는 단지가 속출하는 가운데 위례신도시에서 청약경쟁률이 4000대 1이 넘는 단지가 나왔다. 청약 시장 내 ‘옥석가리기’가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입지와 시세차익 전망에 따라 ‘줍줍’으로 불리는 무순위 청약 단지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3일 경기 하남시 학암동 ‘위례포레자이’ 전용면적 131㎡ 1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결과 1가구 모집에 4030명이 지원했다.

경기 과천시 별양동 ‘과천자이’도 지난 3일과 4일 양일간 특별공급과 일반공급 총 12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지난 3일 특별공급 접수 결과 전용 59㎡ 2가구에 230명이 신청해 1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노부모 부양(59㎡E) 1가구에 123명이, 다자녀가구(59㎡G) 1가구에 107명이 접수했다.

이들 단지에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린 데는 시세차익을 크게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했다.

위례포레자이의 경우 지난 2019년1월 분양 당시 131㎡의 분양가격이 최고 8억9900만원이었는데 동일면적의 이번 무순위 청약 분양가는 9억2521만원으로 큰 차이가 없다. 3년간 주변 단지의 시세가 오른 점을 감안하면 시세차익을 크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위례포레자이

▲위례포레자이 조감도. GS건설


위례포레자이 전용 131㎡는 전매제한 단지로 현재까지 매매 사례는 없어서 파악할 수 없다. 다만 해당 면적이 가장 최근인 지난 1월 11억원에 전세계약됐고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의 60~70%에 달하는 점을 감안했을 때 전매가 가능해지는 시점에서 매매가격은 이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천자이의 분양가는 주택유형에 따라 8억6267만원에서 최대 9억8224만원까지 책정돼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해당 단지의 전용 84㎡는 지난달 16일 20억5000만원에 매매거래됐다. 이번 무순위 청약에서 해당 단지의 84㎡ 분양가가 최고 9억8224만원으로 책정된 만큼 향후 약 10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현재 거래되는 가격의 절반가에 공급이 됐다는 점에서 단기 차익이 크다는 게 해당 단지들의 뚜렷한 특징"이라며 "위례 같은 경우 추가 택지 공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번 무순위 청약을 통해 소량이지만 물량이 공급되면서 희소성 측면에서 경쟁률이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최근 수도권에서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단지들은 수차례 미달 사태를 겪고 있다.

대표적으로 서울 강북구 수유동 ‘칸타빌수유팰리스’는 올해에만 다섯 번째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강북구 미아동 ‘한화 포레나 미아’ 역시 지난달 25일 세 번째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평균 경쟁률이 1.1대 1 수준에 그치면서 네 번째 무순위 청약을 준비 중이다.

경기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 ‘이안 모란 센트럴파크’는 지난달 22일 무순위 청약 모집 공고를 내고 이후 27일 74가구에 대한 청약 접수를 진행했으나 16개 주택형 가운데 14개 유형에서 미달됐다.

주택시장이 호황일 때 무순위 청약은 ‘로또청약’으로 불렸다.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 이후 집값이 빠르게 상승하면서 ‘당첨만 되면 된다’는 인식이 강했다. 청약 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선당후곰(일단 당첨된 이후 고민한다는 뜻)’ 전략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주택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청약 수요자들이 ‘선당후곰’이 아닌 ‘옥석가리기’ 전략을 통해 신중하게 청약에 접근하면서 단지마다 청약 성적이 극명하게 갈린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위례는 신도시다보니 정주여건이 쾌적하고 편의시설도 잘 갖춰져 있어 수요자들의 선호도를 높이는 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고 과천 역시 경기권에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입지에 따라서 수요자들이 선별적으로 청약 시장에 나선다는 것이 이번 청약 결과로 증명됐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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