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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자체 IDC·서비스 이중화’로 빠른 재난 대응…관련 입법 논의 급물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19 15:24

네이버, 화재 당일 대부분 서비스 정상화…자체 IDC 구축으로 피해 최소화
당정, 부가통신사업자에도 서비스 이중화 의무 부과 등 대책 마련 속도

각 춘천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네이버의 자체 인터넷데이터센터 ‘각 춘천’ 전경.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지난 주말 SK C&C 인터넷데이터센터(IDC) 화재로 일부 서비스에서 장애를 일으켰던 네이버가 빠른 정상화로 주목을 받자 IDC 구축과 재난관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IDC 화재로 인해 발생했던 네이버 주요 서비스의 기능 오류는 사고 발생 시점인 지난 15일 오후 3시 반께부터 6시간 이내에 대부분 복구된 것으로 파악됐다. 라이브커머스 서비스인 ‘쇼핑라이브’와 MY(마이)플레이스 ‘영수증 리뷰’ 등이 당일 오후 복구된 것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서비스가 하루 사이 정상으로 돌아왔다.

이러한 네이버의 빠른 사고 수습은 화재 현장이 네이버의 메인 데이터센터가 아닌데다 주요 서비스의 이중화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측은 서비스 이중화와 컴포넌트 분산 배치·백업으로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네이버는 강원도 춘천시에 자체 센터 ‘각’을 보유한 반면, 카카오의 IDC는 내년 경기도 안산시에 준공될 예정이다.

이번 사태로 데이터센터 화재 등 재난 상황에 공공 차원의 매뉴얼 마련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에 따르면 전국의 민간 데이터센터는 88곳(이하 2021년 기준)으로, 소규모 센터 등까지 포함하면 150여개로 추산된다. 데이터센터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데이터센터 수는 지속해서 늘고 있지만 재난 발생에 대한 대비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간 데이터센터의 경우 보안상 이유로 재해 발생 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어렵다. 이에 정부와 국회에서도 최근 사태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재발 방지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 관련 법안 마련에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앞서 네이버가 빠른 서비스 복구 원인으로 꼽은 서비스 이중화는 만약의 사태에도 운용이 중단되지 않도록 같은 기능을 가진 시스템을 2개 이상 준비해 활용하는 체제를 말한다. 현재 통신사·방송사 등 기간통신사업자에게는 이중화를 비롯한 재난관리 계획을 수립하게 돼 있지만 네이버·카카오 등 부가통신사업자는 해당 의무가 없다.

이에 국회는 부가통신사업자에도 이중화 의무를 부과하고 민간 데이터센터를 국가 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정부도 이번 사건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대응 마련에 총력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번 사태는 ‘설마’라는 안전불감증이 만든 인재(人災)"라고 비판했다. 그는 "20대 국회에서 데이터센터를 국가재난관리시설로 지정하는 내용의 방송통신발전기본법 개정안이 ‘과도한 이중규제’라는 기업들의 항의 때문에 21대에 다시 논의하기로 하고 폐기됐다"며 "이제라도 국회가 나서서 관련법을 정비해서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태로 다수의 국민과 전문가들은 과도한 독과점을 막아야 한다는 지적을 하는 만큼, 여야가 독과점 방지와 실효성 있는 안전책을 위해서 좋은 안을 조속히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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