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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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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 물량은 느는데 미분양 속출…수도권 미분양 공포 확산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2.10.27 15:21

계약 포기자 증가·무순위 청약 미달 단지 증가세



건설사들도 고민…분양 일정 미루며 ‘몸사리기’



이달 분양예정물량 중 3만4000가구, 내달로 연기

의왕

▲지난해 GTX-C 노선 정차 기원 현수막이 내걸린 의왕역 부근. 사진=김기령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전국적으로 미분양 아파트가 속출하면서 수도권에서도 미분양 공포가 일파만파 확산 중이다. 집값 하락으로 기존 아파트 시세가 신규 분양가보다 낮아지면서 로또분양이 무색해지는 양상이다. 분양 시장 상황이 악화되자 건설사들도 분양 일정을 미루고 있어 부동산 시장이 더욱 얼어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5일에는 총 508가구를 모집한 경기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자이SK뷰’ 무순위 청약에 단 6명만 신청하면서 전 유형에서 미달됐다.

인덕원자이SK뷰는 인덕원 내손다구역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으로 조성되는 단지다. 대형 건설사 브랜드 아파트인데다 단지가 들어서는 인덕원에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C 노선 정차역이 들어선다는 소식에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았기 때문에 청약 흥행이 예고됐던 곳이기도 하다.

분양 초기에는 5.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 마감했다. 하지만 계약 단계에서 전체 899가구 중 508가구(56.5%)가 계약을 포기하는 등 시장 분위기가 바뀌었다. 계약 포기 물량에 한해 진행된 무순위 청약에서도 미달이 발생하자 수도권 내에서 미분양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4일 경기 안양시 호계동 ‘평촌 두산위브 더프라임’도 전체 178가구 중 미계약분 111가구에 대해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으나 27명만 신청해 미달이 나왔다.

국토교통부의 8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3만2722가구로 지난해 12월 1만7710가구 대비 2배가량 증가했다. 수도권 미분양도 5012가구로 전월 대비 10.7%가 늘었다.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도 7330가구나 된다.

수도권 대단지 아파트의 분양 성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데는 높은 분양가가 가장 큰 원인이다. 인덕원자이SK뷰의 경우 분양가가 적게는 4억7500만원(전용 39㎡)부터 최고 13억4500만원(전용 112㎡)까지 책정돼 있다.

반면 인근 단지 시세는 금리 인상 여파와 매수심리 위축으로 하락하는 추세다. 의왕시 내손동 ‘인덕원센트럴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9억원에 매매됐는데 지난해 8월 최고가 13억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4억원이 하락했다. ‘e편한세상인덕원더퍼스트’ 전용 127㎡는 지난 8월 11억5000만원에 거래됐는데 1년 전인 지난해 8월 실거래가인 15억4500만원 대비 약 4억원이 떨어졌다.

또 다른 미달 단지인 ‘평촌 두산위브 더프라임’은 면적유형별 분양가가 △전용 49㎡ 최고 5억9830만원 △59㎡ 최고 6억8770만원 △84㎡ 최고 8억8840만원 등으로 형성돼 있다.

반면 인근 ‘호계현대홈타운 2차’ 전용 84㎡는 지난 7월 6억9000만원에 거래됐고 이날 기준 매도호가 6억6000만원에도 매물이 나와 있다. ‘호계e편한세상’ 전용 59㎡ 역시 지난 8월 5억90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해 8월 기록한 최고가인 7억원보다 실거래가가 하락했다.

고공행진하던 집값이 1년 만에 수억원씩 하락함에 따라 인근 단지 시세보다 분양가가 높아지는 사례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수분양자 입장에서는 계약을 망설일 수밖에 없게 됐다.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연내 분양을 예고했던 건설사들 역시 분양 일정을 연기하는 등 몸을 사리는 분위기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다음 달 분양 예정 아파트는 수도권 2만9653가구, 전국 6만1312가구(임대 포함)다. 이 가운데 이달 예정돼 있었으나 이월된 물량만 총 3만3894가구에 달한다.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시장 상황이 악화되면서 다음 달 분양 예정 물량 역시 오는 12월이나 내년으로 일정이 지연될 가능성도 높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오늘 부동산 정상화 방안 등 수요 진작 방안이 발표되긴 했지만 현 시장에서는 금리의 영향력이 지배적이기 때문에 현 상황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며 "공급자(건설사) 입장에서도 청약 시장 진입장벽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미분양 우려가 있기 때문에 분양 일정을 순차적으로 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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