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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11번가·컬리·오아시스, 올해는 'IPO 고지' 밟을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3 18:10

작년 불발로 새해 상장 가능성 주목받아

상반기 유력 컬리·오아시스, 온도차 있어



상장 조건 투자유치 SSG·11번가는 '신중'

"증시 반등 쉽지 않아" 전망…시기 저울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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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상장이 점쳐지는 새벽배송 이커머스 기업 ‘마켓컬리’(위)와 ‘오아시스마켓’의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국내 증시 침체로 지난해 기업상장 목표를 이루지 못했던 주요 이커머스 기업들의 새해 IPO(기업공개) 재개 행보가 연초부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에 이어 증시 흥행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해 올해 상장도 순탄치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들 이커머스기업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현재 상장을 준비 중인 이커머스 기업은 SSG닷컴·11번가·컬리·오아시스마켓 등 4곳이며, 이 가운데 ‘이커머스 첫 상장’ 타이틀을 가져갈 유력후보로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이 꼽힌다.

3일 이커머스업계에 따르면, 새벽배송 대표 이커머스 업체인 컬리와 오아시스마켓은 지난해 나란히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 관문을 통과했다. 비록 컬리는 시장 상황이 안 좋아 막바로 상장 연결로 가지 못했고, 오아시스마켓은 연말에 예비심사를 거쳐 시기상 연내 상장이 불가했다.

그럼에도 두 회사는 경영진의 판단 여하에 따라 새해에 상장을 통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을 받고 있다.

다만, 두 기업의 상장 기조에는 차이가 있다. 지난해 8월 22일 상장 예비심사를 거친 컬리는 새해 상장 시기를 놓고 ‘신중한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 6개월 이내에 금윰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 따라서 컬리는 오는 2월 22일까지 상장 신고서 제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한 달 여를 남겨놓고 컬리는 여전히 고민하는 분위기다.

IPO 한파와 영업적자로 높은 기업(자산)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장의 분석 때문이다. 컬리는 한때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4조원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았지만, 지난해 잇단 금리인상으로 투자시장이 혹한기에 접어들자 기업가치가 1조원대까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매출은 성장했지만 그만큼 영업 적자도 늘어 상장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컬리의 적자는 2018년 337억원에서 2021년 2177억원으로 누적 기준 5000억원에 이른다.

반면에 오아시스마켓은 상장에 좀더 유연한 입장이다. 지난해 12월 29일 코스닥 상장 예비심사 승인 막차를 탄 오아시스마켓은 아직 상장 시기를 정하지 않았지만, 공모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상장을 진행한다는 입장은 확고하다.

오아시스마켓 관계자는 "상장은 보통 자금 조달에 목적이 있지만 오아시스마켓의 상장은 자금 조달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공모가가 높으면 높은대로 자금 조달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앞으로 신사업에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이 많아지는 장점이 있지만, 거꾸로 공모가가 높은 뒤 그 다음 떨어지는 폭이 크다면 사실 그동안 가졌던 스탠스가 무너지는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어 장기적인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는 데 있어 이런 상장도 나쁘지 않겠다라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오아시스마켓은 새벽배송 이커머스 업체 중 유일하게 연간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2019년 10억원에서 2020년 97억원, 2021년 57억원을 올렸고, 지난해도 흑자가 예상된다. 오아시스마켓의 흑자 경영은 상장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 상장이 예정된 컬리와 오아시스마켓과 달리 11번가와 SSG닷컴은 연내 상장을 저울질하고 있는 분위기다.

하반기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운 11번가는 현재 기업가치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SSG닷컴 역시 구체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연내 IPO 시장 환경을 살펴보고 있다.

11번가와 SSG닷컴이 상장에 신중한 이유는 투자자들과 약속 때문이다. 11번가는 오는 2023년 상장을 조건으로 국민연금과 PEF(사모펀드) 운용사 H&Q코리아로부터 5000억원을 투자받았고, SSG닷컴은 2018년부터 사모펀드 두곳으로부터 약 1조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올해도 증시 침체의 지속으로 이커머스 기업들이 상장하더라도 흥행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중국 정부의 코로나19 방역 완화 조치 등 대내외 사업환경 변화로 증시가 호전되면 하반기에 기업상장이 수월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전 한국유통학회장)는 "중국의 상황 변화가 중요하다. 중국 관광객이 움직이고, 리오프닝(정상영업 재개)이 활성화되면 국내 IPO 시장도 하반기에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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