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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철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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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인사이트] 탄소중립 시대, '기후테크' 주목하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1.04 10:12

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대한경영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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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남 숙명여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대한경영학회 회장

새해 그리고 좀더 긴 미래에 가장 유망한 기술과 산업은 무엇일까. 새해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질문이다.

36년전 필자의 첫 직업은 경제·산업·기업을 분석하는 애널리스트였다. 그때부터 언론계를 거쳐 학계에 오래 몸 담으면서 지금까지 꾸준히 이 질문에 답을 찾으려 노력중이다. 필자가 이끄는 연구원은 오랜 연구 활동의 결과물로 ‘기후테크’와 ‘기후테크산업’을 향후 10년 이상 유망한 미래 기술·산업으로 최근 선정했다. 다른 선진국에서는 기후기술(climate technology, climate tech: 기후테크)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10여년전부터 매우 활발한데, 국내에서는 생소하게 들리고 이에 대한 인식과 이해도 부족하다.

기후테크라고 하면 기후와 직접 관련된 기술과 산업이라고 이해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정확한 개념이 아니다. 기후테크는 기후 위기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과제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기후테크는 친환경 기술을 포함해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범위의 모든 기술을 지칭한다. 즉 기후테크는 매우 광범위하게 확대 적용될 수 있다. 온실가스 순배출량 제로(net zero emission) 달성을 목표로 세계경제의 탈탄소화 과제를 해결하는 넓은 분야다. 불황속에서도 기후테크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기후테크는 교통·물류, 농업·식량·토지이용, 에너지·전력 등 매우 다양한 여러 분야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거나 탄소를 감축하거나 흡수하는 ‘완화(mitigation)’와, 기후변화로 달라진 환경에서 살아가도록 돕는 적응(adaption)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에 기후 데이터를 수집·분석하거나 기업에서 회계 처리와 공시를 통해 투명성을 높이는 등 탄소배출량 관리를 위한 광범위한 활동도 수반된다.

전기차를 생산하는 ‘테슬라’, 대체육을 만드는 ‘비욘드미트’, 미생물로 비료를 개발한 ‘인디고 애그리컬처’는 기후테크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지속가능성과 수익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유니콘기업으로 성장했다. 기후테크 스타트업은 인공지능, 머신러닝, 클라우드, 드론, 자율주행, 로봇 등의 신기술을 통해 기후 예측, 탄소 상쇄, 탄소 배출량 관리, 정밀 농업, 재생에너지와 스마트 그리드 등의 분야에 적용해 탈탄소화 과제를 해결한다.

기후테크란 온실가스 배출 감소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수 있는 범위의 모든 기술을 일컫는 것으로, 대부분의 산업에 적용될 수 있다. 2021년에 세계에서 가장 큰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은 투자 전략의 핵심으로 기후위기를 꼽았다. 시장조사업체 피치북(Pitchbook)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기후테크 관련 벤처기업에 유입된 투자금은 2020년 160억 달러(약 18조 4,000억 원)에 달했다. 2012년 10억 달러에 불과했던 투자금은 10년 사이 16배 가량 증가했다. 2021년에는 2020년의 2배가 넘는 400억 달러(약 51조 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기후테크는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글로벌 과제일 뿐만 아니라 기업의 생존 및 성장 전략이 되고 있다. 특히 빠른 속도와 과감한 혁신이 필요한 기후테크 시장에서 스타트업의 가치는 높게 평가되고 있다. 이에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있는 ‘기후테크 스타트업’을 조기에 발굴하려는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예측기관마다 차이는 있지만, 기후테크 시장은 매우 밝게 전망되고 있다. 한 기관은 2021년 기후테크 시장 규모는 138억달러이고, 2032년에는 1475억달러로 전망했다. 2022년부터 2032년까지 연평균 성장률(CAGR)은 24.2%로 예측됐다. 기후테크 기업들은 이미 기업가치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투자도 크게 늘고 있다. 향후 시장 전망도 매우 밝게 전망되고 있다.

정부당국은 기후테크에 적극 관심을 갖고 2023년부터 주력해야 할 분야로서 과감한 범정부 정책을 펼쳐야 한다. 기후테크 기술·산업에 대한 연구도 부족하므로 이에 대한 지원과 동시에 기후테크 창업과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지원과 투자를 대폭 확대해야 한다.

기업도 정부와 협력해서 기후테크 생태계를 조성하고 적극 육성해야 한다. 기후테크가 각 산업과 융합해서 일자리를 창출하고, 우리가 글로벌경제를 주도할 수 있도록 산학연관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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