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분양시장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12월 경기도 ㎝광명시 ‘철산자이 더 헤리티지’ 견본주택 앞에 몰린 인파. 김다니엘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최근 부동산 연착륙 방안을 담은 1·3대책이 발표되면서 정부가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을 규제지역에서 해제시킴에 따라 분양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 반등 분위기가 보이지 않자 올해 분양을 앞둔 대단지 아파트들의 흥행 참패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시장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각 건설사들은 이달 수도권에서 1000가구 이상 대단지 분양을 준비 중에 있지만 최근 서울 대단지 신규 분양 아파트에서 미계약 사태가 발생하며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일반적으로 1000가구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는 매매 및 전·월세 수요가 꾸준하고 환금성이 좋아 자산가치가 높은 상품으로 꼽힌다. 하지만 정부의 각종 대책에도 불구하고 반등할 기미가 없는 부동산 시장 하락세와 고금리 및 고분양가 문제가 분양시장 열기를 차갑게 식히자 신규 분양을 앞두고 있는 대단지 아파트들을 분양하는 건설사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강북 최대어’라고 평가받던 서울시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전날 정오까지 미계약 물량 537가구에 대한 무순위 청약을 진행했다. 무순위 청약은 총 2840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1330가구) 청약당첨자에 이어 예비청약당첨자 접수까지 거친 결과로 59.6%의 저조한 계약률을 남겨 놀라움을 자아냈다.
이처럼 분양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이번 달에도 수도권에서는 1000가구가 넘어가는 대단지 아파트들이 분양을 기다리고 있다.
포스코건설에서 이달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일대에 분양 예정인 ‘더샵 아르테’는 총 1146가구로 이중 770가구 일반분양 대상이다. 경기도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이 평택시 화양지구에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총 1571가구를 일반분양하며 중흥건설이 수원시 팔달구 지동에 분양하는 ‘수원성중흥S-클래스’는 총 1154가구 중 592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여기에 안양시 동안구에 DL이앤씨와 코오롱글로벌이 컨소시엄으로 시공한 ‘평촌 센텀퍼스트’는 전날 1순위 청약에서 총 1150가구 모집에 257명만 신청하며 0.22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처럼 정부의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분양시장의 열기가 식은 것은 금리인상과 고분양가로 높아진 수요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규제완화 이후 수도권 분양시장에 처음 나온 대단지인 평촌 센텀퍼스트의 흥행 참패로 시장 하락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센트럴 아이파크’·서울 은평구 역촌동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등은 예정됐던 분양을 연기했다.
전문가들은 지금 같은 상황이 이어진다면 올해에도 분양시장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것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그나마 1·3대책이 발표돼서 이 정도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지 아니었으면 더 처참했을 것"이라며 "(이번)대책으로 시장이 살아나는 것을 바라는 것은 무리이고 단지 죽어가는 사람에게 산소호흡기를 달아준 격"이라고 평가했다.
김 소장은 이어 "향후 주택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없기 때문에 분양가가 확실하게 저렴하지 않은 이상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기 어렵다"며 "가격 경쟁력이 없기 때문에 올해 분양시장도 전망이 좋지 않아 보인다"라고 예측했다.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