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방화뉴타운이 각 구역별로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뉴타운 가운데 사업 규모가 가장 큰 방화5구역 일대. 사진=김기령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조금씩 개발이 가시화되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 인근에 모아타운 사업도 추진되고 얼른 살기 좋아졌으면 좋겠어요."
1일 서울 강서구 방화5구역 인근에서 만난 주민은 "주거환경이 하루빨리 개선되길 바란다"며 이같이 말했다.
마곡지구 대규모 개발에 따른 스필오버(spillover) 효과로 인근 배후 주거지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인접 지역인 서울 강서구 방화뉴타운이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장에서는 방화뉴타운이 ‘제2의 마곡’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흘러나오고 있다.
방화뉴타운은 2003년 뉴타운으로 지정된 이후 9개 구역으로 구분돼 사업이 추진됐다. 하지만 주민 갈등, 고도제한 등 부침을 겪으면서 20년 넘게 사업이 지연돼왔다. 결국 2016년 1·4·7·8구역 등 4개 구역이 뉴타운에서 해제됐고 뉴타운 가운데 6구역 맞은편 긴등마을만 유일하게 재건축을 완료해 2017년 ‘마곡 힐스테이트’로 준공됐다. 이로써 2·3·5·6구역만 남게 됐다.
▲방화뉴타운 중 마곡지구와 가장 인접해 있는 방화6구역 모습.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이다. 사진=김기령 기자 |
이날 찾은 방화6구역은 이주·철거 작업이 진행 중으로 구역 전체에 철거를 위한 가림막이 설치돼 있었다. 6구역은 방화뉴타운 중 사업 속도가 가장 빠르고 마곡지구와도 가장 인접해 있다. 지난 2021년 8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았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이 시공을 맡아 550여가구 규모로 개발될 예정이다.
5구역은 연면적이 9만8737㎡에 달하는 등 뉴타운 내 구역 중 규모가 가장 넓고 사업 규모도 커 대장 단지로 불린다. 지난해 9월 시공사선정총회를 거쳐 GS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지하 3층~지상 15층, 28개동, 1657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며 예상 공사비는 약 5200억원이다.
5구역 다음으로 면적이 넓은 3구역도 개발 사업에 시동을 걸고 있다. 지난 2012년 촉진구역 지정 이후 10년 넘게 사업이 멈춰있었지만 지난해 5월 서울시 도시재정비위원회를 통해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이 수정·가결되면서다.
촉진계획 변경안에 따르면 3구역은 최고 16층 이하, 총 1445가구의 공동주택이 건립될 예정이다. 공공세대와 분양세대를 구분하지 않는 사회적 혼합배치로 공공주택에 대한 차별이 없도록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기준 방화뉴타운 내 시공권이 없는 현대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등이 3구역 시공권 확보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2구역은 나머지 구역들과는 달리 민간 개발 형태인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으로 추진된다. 지난달 31일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됨에 따라 통합심의를 통해 사업 기간이 대폭 단축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정비계획 입안 절차를 시작으로 연내 정비계획 결정(변경)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방화2구역 위치도. 서울시 |
2구역은 최고 16층, 740가구 규모로 재탄생하게 된다. 대상지 서측(중저층 배치)에서 동측(중고층 배치)으로 점진적인 스카이라인이 조성될 예정이다.
방화뉴타운은 김포공항 인접지역인 탓에 고도제한(해발고도 57.86m)으로 지상 최고 15~16층 이상의 고층 건물은 건축이 제한된다. 다만 인근 마곡지구가 개발을 통해 대기업들이 들어서는 등 각종 인프라가 구축된 만큼 방화뉴타운도 마곡지구의 배후수요를 흡수할 수 있을 전망이다.
또 뉴타운 내 모든 구역이 지하철 5호선 송정역, 9호선 공항시장·신방화역 등과 가까워 역세권인데다 김포공항역을 지나는 대곡소사선(부천 소사~고양 대곡)이 개통되면 이에 따른 교통 호재도 예상된다.
이렇듯 뉴타운 개발 사업이 본궤도에 올랐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구역 내 매물 거래는 뜸한 상황이다. 정부의 1·3대책으로 지난달 5일부터 강서구 일대가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조합원 지위 양도 매물도 거래가 가능해졌지만 매수 문의는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인근 공인중개업자들의 전언이다.
방화3구역 인근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규제지역 해제 이후 프리미엄을 낮춘 조합원 매물이 꽤 나와 있는 상황이지만 금리가 높기 때문에 매물 문의나 거래는 없다"며 "뉴타운 인근 공항동, 방화동 등이 모아타운으로 추진되면서 투자 수요가 분산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