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AFP/연합) |
연준은 22일(현지시간) 2월 FOMC 의사록을 발표했다. 의사록에선 "거의 모든(almost all) 참석자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데 동의했다"며 "몇몇(a few)" 당국자들이 0.5%포인트의 금리 인상을 선호했다고 전했다.
이번 FOMC 의사록은 연준이 향후 열리는 통화정책 회의에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다시 밟을지에 대한 여부를 가늠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관심을 받아왔다.
연준에서 매파 위원들로 꼽히는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와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가 당시 회의에서 0.50%포인트 금리 인상을 선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서 관건은 금리 인상폭을 더 공격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는 의견이 투표권이 없는 불러드 총재와 메스터 총재 등에게만 국한됐는지다. 투표권이 있는 위원들마저 향후 빅스텝 가능성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날 경우 연준이 통화정책에 대한 태도를 강경하게 전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최종금리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그러나 이번 의사록을 통해 ‘거의 모든’ 참석자가 베이비스텝이 적절하다고 확인된 것은 연준 내에서 빅스텝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많지 않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다음 달 21일부터 이틀간 열릴 FOMC 정례회의에서도 25bp 인상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FOMC 의사록 발표 이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3월, 5월, 6월 FOMC에서 금리가 0.25%포인트씩 인상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예측하는 미국 최종금리는 5.36% 부근으로 나타났다.
에버코어 ISI의 크리스나 구하 글로벌 정책 및 중앙은행 전략 총괄은 "의사록은 더 큰 폭의 금리인상을 언급했지만 다시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돌아서기 위한 노력은 보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준은 그럼에도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2%대로 확실히 내려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되기 전까지 제약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것이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적절하다고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어 "참석자들은 전반적인 금융환경이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 위해 위원회가 취하는 정책 제약 수준과 일치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데 주목했다고 전했다. 주가 상승 등으로 금융 환경이 완화한 데 대해 연준이 경계하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또 "많은(A number of) 참석자들이 충분히 제약적이지 않은 정책 기조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완화하는 최근의 진전을 중단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며 긴축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것을 시사했다.
실제 참석자들은 인플레이션이 최근 둔화한 것에 환영할만하다면서도 인플레이션이 지속해서 하락한다는 확신을 가지려면 "실질적으로 더 많은 진전에 대한 증거가 필요하다"라는 데 입을 모았다.
시장이 어느 정도 매파적인 FOMC 의사록을 반영해온 만큼 이날 의사록은 예상된 수준이라는 평가다. 미 국채금리는 의사록 발표 이후 거의 변화가 없었으며, 달러화는 소폭 올랐다. 주가는 의사록 발표 전에 소폭 오르다가 하락세로 전환되거나 오름폭을 줄였다.
이날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가 6~8주 전에 시장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회복력이 있는 것 같다"라며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가파르게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