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규제 완화 영향으로 서울에서 청약 흥행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견본주택에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큼지막하게 붙어 있는 모습. 사진=김기령 기자 |
◇ 최고 경쟁률 253대 1…서울 아파트 분양 성적표 ‘기대 이상’
12일 부동산업계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8일 진행된 서울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 포레온’ 무순위 청약 899가구 모집에 4만1540명이 몰려 46.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29·39·49㎡ 등 소형면적만 무순위 청약으로 나와 수요가 한정적일 것이라는 당초 우려와는 달리 지난해 12월 진행된 일반공급 1순위 평균 경쟁률(3.7대 1)보다 높게 나왔다.
앞서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1순위 청약 98가구 모집에는 1만9478명이 접수하면서 평균 경쟁률이 198.8대 1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용 59㎡A는 18가구 모집에 4558명이 지원해 경쟁률이 253.2대 1에 달했다.
서울 은평구 역촌동에 454가구 규모로 들어서는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역촌1구역 재건축)’도 분양 결과 선방했다는 평가다. 해당 단지는 지난 9일 특별공급에 이어 10일 1순위 청약을 실시했는데 1순위 214가구 모집에 2430명이 지원하며 평균 11.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 1·3 규제 완화 효과…서울로 수요 집중
서울 분양 단지들이 잇따라 흥행에 성공한 데는 정부의 규제 완화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가장 대표적인 규제 완화는 규제지역 해제에 따른 추첨제 부활이다. 1·3대책으로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자치구의 규제지역이 해제되면서 서울 대부분 지역에서 추첨제가 부활했다. 기존에는 서울 내 분양 단지의 경우 100% 가점제로 진행돼 청약통장 가점이 낮은 수요자들은 당첨 가능성이 미미했다. 하지만 대책 발표 이후 전용 85㎡ 이하 아파트에는 추첨제 물량이 60%로 늘어나면서 저가점자도 청약에 당첨될 가능성이 높아졌고 수요 증가로 이어졌다.
무순위 청약도 마찬가지다. 무순위 청약 요건 개편으로 청약통장이 없어도 청약할 수 있게 된데다 지역과 보유주택 수에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해졌다. 지방에서도 서울 분양 단지 청약 접수가 가능해지면서 서울 쏠림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최근 2개월간 진행된 전국 주요 아파트 1순위 청약 경쟁률 | ||||
지역 | 단지명 | 모집가구 수 | 접수 건수 | 평균 경쟁률 |
서울 | 올림픽파크 포레온(무순위) | 899 | 4만1540 | 46.2:1 |
영등포자이 디그니티 | 98 | 1만9478 | 198.8:1 | |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시그니처 | 214 | 2430 | 11.3:1 | |
경북 | 경산 서희스타힐스 | 64 | 0 | 미달 |
전남 | 담양센트럴파크 남양휴튼 | 71 | 3 | 미달 |
경기 |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 1548 | 80 | 미달 |
인천 | 더샵 아르테 | 687 | 265 | 미달 |
자료=한국부동산원 청약홈 |
◇ 지방 아파트 미달 속출… 경기·인천도 속수무책
이렇듯 서울로 수요가 집중되면서 지방 분양 시장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최근 지방 분양 단지에서는 미달 물량이 대거 발생하는 등 청약 성적이 저조하다.
경북 경산시 중방동 ‘경산서희스타힐스’는 지난 7일과 8일 1·2순위 청약 접수를 실시한 결과 총 64가구 공급에 5명만 지원해 모든 타입에서 미달됐다. 전남 담양군 ‘담양센트럴파크 남양휴튼’ 1·2순위 청약 71가구 모집에 10가구만 접수해 전 타입이 미달됐다.
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도 미달 사태는 나타나고 있다. 지난 7일 진행된 경기 평택시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 1·2순위 청약 1548가구 모집에는 131명만 접수하면서 전 타입 미달로 집계됐다. 지난달 분양한 인천 미추홀구 ‘더샵 아르테’ 1순위 청약은 687가구 모집에 265가구가 지원해 평균 경쟁률 0.39대 1에 그쳤고 이후 2순위 청약에서도 물량을 소진하지 못하고 7개 타입 중 5개 타입에서 미달이 나왔다.
중견건설사 한 관계자는 "규제 완화와 부동산 시장 분위기 변화로 서울로 청약 수요가 몰리면서 지방은 상대적으로 미분양 물량이 늘어나는 형국"이라며 "고금리 상황에서 지방 아파트 미분양 문제가 해결되기란 쉽지 않아 시장 양극화는 더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건설사들도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