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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
산업부는 15일 서울 소공동 더플라자호텔에서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와 ‘제5차 한영 원전산업 대화체’를 개최했다.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개최된 이번 회의에는, 산업부 이승렬 원전산업정책국장과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크리스 헤퍼 원전담당국장을 수석대표로 우리측 한국전력공사, 한국수력원자력과 영국측 원전해체청, 원자력규제청 등 관계기업·기관이 참석했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은 원전 정책을 공유하고, 영국의 신규원전 건설, 원전해체, 핵연료, 소형모듈원전(SMR), 핵융합 등 다양한 원전분야에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영국은 지난해 4월 ‘에너지안보전략’을 통해, 총 발전량 중 원전 비중을 2020년 15%에서 2050년 25%로 확대하고, 2050년까지 최대 8기의 신규원전을 건설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은 현재 8곳에서 원전 15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상당수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영국은 현재 힝클리포인트(3.2GW), 셀라필드 등 2곳의 신규 원전 건설공사를 진행 중이며 지난해 7월 서퍽스주(3.2GW) 원전 추가 신규 건설 신청을 승인했다. 또 에너지·엔진 기술 기업 롤스로이스컨소시엄의 SMR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회의를 통해 양국은 에너지안보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원전의 중요성에 대한 공통의 인식을 공유하고, 원전의 역할 강화를 위한 상호 협력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승렬 국장은 "영국은 1956년 최초의 상업원전을 가동한 원전 종주국으로, 고리원전 건설에도 참여하는 등 우리와 오랜 기간 협력을 이어왔다"고 언급하고,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원전분야에서 협력이 더욱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크리스 헤퍼 국장도 "이번 회의를 계기로 협력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해 나가자"고 언급했다.
한전도 한차례 무산 됐던 영국 원전 수주에 고삐를 당길 방침이다.
정승일 한전 사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아랍에미리트(UAE) 원전 경험을 기반으로 영국, 튀르키예,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발주국에 맞춤형 수주 활동을 벌여 나갈 계획"이라며 "원자력을 포함한 에너지 분야를 새로운 성장 엔진으로 만들고 인력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일 사장은 앞서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탈원전에서 방향을 완전히 바꾼 영국은 신규 원전 건설을 맡을 ‘영국원자력청’(GBN)을 설립하기로 했다"면서 "한전과 UAE(아랍에미리트연합)원자력공사(ENEC)가 합작사를 세우고 바라카원전을 추진한 것과 같은 방식으로 한·영 양국이 협력하는 구조가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우리가 이 같은 방안을 제의했고 영국 측으로부터 긍정적인 답변도 받았다"고 했다.
앞서 한전은 2017년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인수전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은 2025년까지 영국 북서부 무어사이드 지역에 3.8GW(기가와트) 규모 원전 3기를 짓는 프로젝트로, 사업 규모는 150억파운드(약 22조원)에 달했다.
그러나 당시 원전 사업권자였던 일본 도시바가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을 위해 설립했던 자회사 ‘뉴젠’을 청산하면서 2018년 사업이 중단됐다. 뉴젠 지분 100%를 인수해 원전 사업에 참여하려했던 한전의 계획도 무산됐다.
당시 영국 정부와 도시바, 한국 정부, 한전이 무어사이드 원전 사업 방식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
영국 정부는 한국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불안 요인으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