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기준금리를 0.25% 인상하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1.5%포인트로 확대됐다.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딜링룸 모니터에 글로벌 주식시장 전망 문서가 띄워져 있다.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성우창 기자]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이후 열린 첫 국내 증시가 우려와 달리 상승 마감했다. 간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일축하며 뉴욕 증시가 하락 마감했지만, 시장의 금리인하 기대감이 여전하며 원·달러 환율이 크게 내린 것이 코스피 상승을 이끌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오는 5월 FOMC 이전까지 코스피 박스권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7.52포인트(0.31%) 오른 2424.48에 마감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129억원, 2160억원을 사들이며 상승세를 주도했다. 개인은 4132억원을 팔았다.
이날 코스피 지수의 상승 마감을 두고 선전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3월 FOMC 후 파월 연준 의장이 연내 금리 인하가 없을 것이라고 발언했기 때문이다. 간밤 파월 연준 의장은 FOMC에서 ‘베이비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25% 인상)’을 단행한 후 기자 회견을 통해 "시장이 금리인하를 예상하고 있다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되며 뉴욕 3대 증시 모두 하락 전환해 -1.6%대로 마감했다. 파월 의장이 "우리가 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다는 그렇게 할 것"이라고 덧붙인 것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같은 뉴욕증시의 상황은 이날 국내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했다. 당초 기대됐던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이 사그라들자 위험선호 심리가 위축되고,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를 대거 이탈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한-미 간 금리차도 1.50%포인트까지 벌어졌는데, 이는 지난 2000년 5~10월(1.50%포인트) 이후 22년여 만이다.
▲제롬 파월 미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
실제로 이날 오전 9시 코스피는 전날보다 0.77% 내린 2398.27에 거래를 시작해 우려를 따라가는 듯 보였다. 하지만 장 개시 후 가파른 회복세가 지속되며 오전 11시 30분경에는 반등에 성공하기도 했다. 순매도로 시작한 외국인·기관도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날 코스피의 선전은 달러화 가치가 급격히 약화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날 1306원대로 마감했던 원·달러 환율은 이날 무려 27.70원 하락한 1278.30원을 기록했다. 이를 두고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아직 시장에 연내 금리인하 기대감이 남았다고 분석했다. 최근 미국 지역은행을 중심으로 신용경색 우려가 부각되고 있고, 미 연준도 유연한 정책 운영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아직 굉장히 강하다"며 "현지 시장 전망을 보면 최종 금리 4.9% 수준에서 인상을 멈추고, 연말까지 세 번 정도 인하하리라는 기대감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향후 코스피 전망에 대해 전문가들은 5월 FOMC 회의 전까지 박스권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베이비 스텝’과 시장의 기대로 지수 하단은 바닥을 다지는 가운데, 미 연준이 긴축 규모 감축 및 금리인하에 대해 여전히 보수적인 입장을 보여 지수 상단을 제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5월 FOMC 회의 전까지 2300~2500대에서 박스권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며 "대형주의 주가 방어력이 높을 것이고, 시장은 인공지능(AI), 로봇, 헬스케어 산업 내 우량주들을 매수 기회로 삼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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