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발전이 새로운 사업모델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는 주장과 함께 양수발전의 편익에 대해 제대로 된 보상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 또한 양수발전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면밀한 제도설계를 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덕흠·김형동·김소희·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에너지경제신문·한국수력산업협회 주최, 한국수력원자력 후원으로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양수발전 친환경성과 안전성이 주민수용성을 높인다'는 주제로 '양수발전 국회 세미나'의 토론이 진행됐다.
양수발전이란 전기가 남아 돌 때는 그 전기로 물을 상부로 퍼 올리고, 전기가 부족할 때는 물을 낙하시켜 발전기를 가동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방식을 말한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황진택 제주대 공과대학 교수는 “양수발전은 장점도 뚜렷하고 단점도 뚜렷하다.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잘 설계해야 국가정책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문양택 산업통상자원부 전력산업정책과장은 “정부는 양수발전을 무려 5.7기가와트(GW) 늘리기로 확정해 둔 상태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는 재생에너지를 늘려갈 것이기 때문에 더 많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확보할 계획"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양수발전소가 많이 필요하다. 11차 전기본에서는 노후 석탄발전소를 무탄소전원으로 대체할 것으로 주문했고 노후 석탄발전소를 양수발전으로 바꿔나가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과장은 이어 “우리나라의 양수발전 경제성 상황에서 일반사업자가 사업에 자신있게 들어오기에는 이르다고 본다. 양수발전의 여러 가지 장점에 대해 대가가 지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며 “현재 양수발전의 보상체계는 고쳐져야 한다. 보완이 된다면 10~20년 뒤에는 양수발전이 민간에도 개방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최경순 한국수력산업협회 부회장은 “양수발전이 에너지안보 측면에서 우수하다는 것은 입증됐다. 단순히 ESS를 넘어서 지역발전 핵심성장동력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며 “미래 먹거리 사업에서 양수발전의 해외진출을 위해서 국산기술을 해외기술에 접목해서 수출하는 방법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재경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경제적 관점에서 우리가 재무적으로 돈을 얼마나 벌 것인가가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서 경제적인지 봐야 한다"며 “배터리와 양수발전을 비교해보면 배터리는 양수발전만큼 큰 규모로 만들기 어렵고 배터리는 방전, 충전 주기가 있기에 교체해야 한다. 양수발전이 사회적 관점에서 어느 정도 편익을 창출할 수 있는지 연구가 잘 안돼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권창섭 한수원 수력처장은 “지금 양수발전은 하천에 직접 설치하다 보니 수질 문제가 나온다. 향후에 건설되는 양수발전은 하천과 직접 관련 없는 폐쇄형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또한 양수발전을 건설할 때 환경피해가 있어 중소 규모 건설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처장은 이어 “기존의 수력발전소를 활용하는 블루필드 양수발전을 고민해 볼 필요 있다. 유럽이나 미국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를 통해 새로운 하이브리드형 사업 모델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유재국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양수발전의 경제성을 면밀히 검토해 적정 용량을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조사관은 “양수발전은 상부댐에 물이 다 차 있으면 무용지물이다. 이런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또한 전기요금이 가장 비싼 시간대인 최대 부하 시간에 물을 방류해 발전하지 못하고 태양광 잉여 전력 소비를 위해 펌핑(부하로 전환)을 한다면 양수발전기는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력시스템 전체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해봐야 적정 용량의 양수발전이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