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 |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정부의 저출산, 고령화 대책에 기여하고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을 강화하기 위한 ‘하나(HANA) 인생여정 프로젝트’를 가동한다. 단발성으로 저출산 극복을 위한 방안들을 내놓는 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결혼부터 실버케어까지 인생여정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책을 내놨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개인의 인생여정 전체를 아우르는 맞춤형 상품을 개발하는 한편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 난임 치료 지원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함 회장은 하나금융 부회장을 맡았던 2018년부터 저출산 극복 및 돌봄 지원 등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지역사회와 함께 보육 취약 지역에 양질의 공보육 시설을 지원하는 것으로, 그 규모만 1500억원에 달한다. 작년 말 기준 수도권은 물론 강원도, 충남, 충북, 대전, 경북, 제주도 등 전국 각지에 56곳의 어린이집을 완공했다. 현재 대전 중구, 경남 남해, 경북 칠곡군 등 33곳에 어린이집을 추가로 건립 중이다.
여기에 하나금융은 광주, 대전, 부산 등 전국 10곳에 자사 임직원은 물론 중소기업 자녀들도 이용 가능한 직장 어린이집을 설치, 운영 중이다. 함 회장은 부회장 재임 시절은 물론 회장 취임 이후에도 어린이집 개원식에 직접 참석해 공간을 둘러보고, 믿고 맡길 수 있는 보육 환경 조성과 보육 격차 해소를 위해 적극적으로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게 함 회장의 지론이다. 하나금융 측은 "현재 어린이집 100호 건립 사업은 거의 마무리 단계"라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100호 건립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지주.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
이어 최근에는 난임 치료 의료기관인 차병원과 업무협약을 맺고 그룹 및 관계사 내에 가임기 여성 직원의 난임 치료 지원 확대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하나금융은 이번 협약을 계기로 난임 치료 지원 대상을 자사 직원뿐만 아니라 전국 6000여명의 여성 소방공무원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하나금융은 가임기 여성 소방공무원들에게 차병원의 전문 난임 검진을 무료로 제공하고, 난자 동결 시술 등 전문 시술을 희망하는 소방공무원들을 위해 비용을 지원할 예정이다.
나아가 함 회장은 저출산, 고령화 시대 극복을 위한 금융지원이 보다 체계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HANA 인생여정(人生旅程) 프로젝트’를 본격 가동한다. 해당 프로젝트는 초저출산, 고령화 시대 극복을 위해 결혼부터 임신 및 출산, 일과 육아의 병행, 주거 안정, 실버케어까지 인생여정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지원 방안을 담은 것이 특징이다. 함 회장은 "저출산 문제는 금융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하는 주요 어젠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해당 프로젝트는 상생금융의 범위와 목적을 저출산과 같은 보다 구체적인 사회적 문제로 확대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하나은행은 이달 중 2명 이상의 자녀를 양육하거나 양육 예정인 부모를 위해 ‘하나 아이키움 적금’을 출시하고,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을 신규 또는 기한 연장하는 다자녀 가구 손님들을 대상으로 대출 감면도 추진한다.
협약 대출 등 일부 상품을 제외한 주거 관련 대출의 대상 목적물 주택 면적이 85㎡ 이하이면서 만 19세 미만 미성년자 자녀 수가 2명인 경우 0.2%포인트(p)의 금리를 감면하고, 미성년자 자녀 수가 3명 이상인 경우 0.4%포인트의 금리를 감면한다.
이와 별개로 하나원큐 앱에서 ‘하나 아이키움 적금’을 가입하는 부모에게 제공되는 ‘아이미래 지킴 서약’에 동의하면 하나은행은 좌당 1만원을 난임 부부 지원을 위해 기부한다. 하나증권도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현재 총 34개의 ESG 관련 펀드 판매를 통해 발생한 수익의 일부를 기부한다.
하나금융 측은 "다자녀가구에게 어떻게 하면 실질적인 금융 혜택을 드릴 수 있을지를 두고 다양한 방법들을 고민한 끝에 나온 상품"이라며 "우리나라 저출산, 고령화 문제가 워낙 심각한 만큼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지원을 포함한 여러 노력들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