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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반도체 지형도 급변···고민 깊어진 삼성·SK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4.13 15:30

인텔, ARM과 파운드리 협력

시장 판도 변화 양상



'삼성 감산' 메모리 시장도 시끌

'반도체 지원법' 고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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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실트론 직원들이 반도체 웨이퍼를 살펴보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여헌우 기자] 글로벌 반도체 시장 지형도가 급변하면서 삼성과 SK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시스템·메모리 등에서 수요는 감소하는데 공급자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미국의 ‘반도체 지원법’ 관련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숙제도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영국 ARM과 파운드리 분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고 전날 발표했다. 인텔 파운드리 서비스(IFS)가 ARM과 18A(옹스트롬·1A는 100억분의 1m) 공정을 활용해 차세대 모바일 시스템온칩(SoC)을 개발하는 게 골자다. SoC는 전체 시스템을 칩 하나에 담은 기술집약적 반도체를 뜻한다.

파운드리는 대만 TSMC와 삼성전자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는 시장이다. 존재감이 전혀 없던 후발주자 인텔이 고객사를 늘려갈 경우 판도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RM은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업계에서는 인텔과 ARM이 향후 자동차, 사물인터넷(IoT), 데이터센터, 항공우주산업 등으로 설계 확장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정책 영향을 받아 애플, 퀄컴 등이 인텔에 물량을 줄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수요 절벽에 시달리고 있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는 삼성전자가 감산을 발표한 이후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DDR4 16기가비트(Gb) 2600’ D램의 현물 가격은 3.235달러로 전날 대비 0.78% 올랐다. 범용 제품인 이 제품의 현물 가격이 전날 대비 상승한 것은 지난해 3월 7일 이후 처음이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감산을 선언하며 수요 측면에서 심경 변화가 생겼을 수도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실제 감산 효과는 3∼6개월 후에 나타난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메모리 가격 하락세도 진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연결 기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지난해 동기보다 95.75% 감소한 수치다. 이 회사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대 이하로 주저앉은 것은 2009년 1분기(5900억원) 이후 14년만이다. 오는 26일 실적을 발표하는 SK하이닉스 역시 조단위 적자를 냈을 것으로 추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실적 발표와 함께 "의미 있는 수준까지 메모리 생산량을 하향 조정 중"이라며 사실상 감산을 처음으로 인정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공식화한 것은 1998년 이후 25년만의 일이다.

삼성·SK는 미·중 갈등 속 골머리를 앓고 있기도 하다. 미국의 반도체법 시행으로 중국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리고 ‘영업 기밀 공유’ 등을 강요받고 있기 때문이다. 양사는 오는 2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서 우리 측 입장이 적극 반영되길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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