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동제약 자원봉사자들이 제주지역 유기견 보호소에서 광동제약 반려견 영양제 견옥고를 기부하는 모습. 사진=광동제약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펫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 중인 제약업계가 반려동물용 영양제, 일반의약품을 넘어 전문의약품도 사람 수준의 혁신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면서 고급화에 나서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반려동물 헬스케어 자회사 대웅펫은 최근 추진 중인 ‘반려동물 근감소증 치료를 위한 세포추출(유전자) 유래물질의 서방형 복합제제 개발’ 사업이 산업통상자원부 국가정책과제로 선정됐다.
이 사업은 세계 최초로 반려동물 근감소증 혁신신약을 개발하는 사업으로, 오는 2025년까지 반려동물 근감소증 치료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2029년까지 신약개발을 완료해 생산과 판매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 사업에는 대웅펫을 비롯해 유전자가위기술 전문기업인 라트바이오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성균관대 등이 참여하며, 대웅펫은 임상시험, 품목허가, 생산, 판매 등을 총괄할 예정이다.
앞서 대웅제약은 사람용 당뇨 치료제인 국산 36호 신약 ‘엔블로’를 반려견 당뇨 치료제로 개발하기 위한 연구에도 착수, 두 차례 임상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을 확인했다. 이 치료제가 개발되면 세계 최초 경구용(먹는) 반려견 당뇨 치료제가 될 전망이다.
대웅펫 관계자는 "반려동물 근감소증은 일상생활 불편은 물론 생명 위험도 초래하는 질환이나 현재까지 마땅한 치료제가 없는 상황"이라며 "개발 과정에서 획득한 안전성과 유효성 시험 결과는 추후 사람용 근감소증 치료제 개발을 위한 중개연구 자료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려동물 의약품 개발 선두주자격인 유한양행은 반려견 인지기능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출시한지 1년만인 지난해 5월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반려동물 전문의약품 시장을 키우는데 앞장서 왔다.
유한양행 동물용의약품사업부(AHC)는 연매출 300억원대를 기록하며 효자사업으로 성장하고 있다. 동국제약 역시 2021년 출시한 국내 최초 반려견 전용 치주질환 치료제 ‘캐니돌 정’이 동국제약의 대표제품 ‘인사돌’과 주성분이 비슷해 호응을 얻고 있다.
후발 제약업체의 반려동물 의약품 사업 진출도 활발하다.
동화약품은 지난 3월 반려동물 헬스케어 스타트업 핏펫에 5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고 반려동물 의약품 공동 연구개발에 나섰다. 삼진제약, 삼일제약, 환인제약은 각각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나란히 ‘동물약품, 동물건강기능식품, 동물사료 제조 및 도소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했다.
사람용 일반의약품 베스트셀러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하는 전략도 활발하다. 대웅펫이 대웅제약의 영양제 ‘임팩타민’을 반려동물용 영양제로 바꾼 ‘임팩타민펫’, 광동제약이 한방 영양제 ‘경옥고’를 반려견용으로 개발한 ‘견옥고’ 등이 대표적이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1년 기준 국내 동물용 의약품, 의약외품, 의료기기 등의 시장 규모는 총 1조3481억원으로 2020년 대비 10% 증가했다. 사료까지 포함하면 국내 전체 반려동물 의약품·사료 시장은 오는 2027년 6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제약업계는 지난 3월부터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국내 규제당국이 인체용 의약품 제조시설에서 동물용 의약품도 제조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개선한 만큼 그동안 시설 중복투자 부담을 느꼈던 제약사들이 반려동물용 의약품 개발·생산에 보다 적극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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