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식품 경남 밀양공장의 라면 제조 공정 모습. 위부터 제면공정, 포장공정, 전체 제조라인 모습. 사진=삼양식품 |
삼양식품이 지난해 5월 준공한 밀양공장은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 삼양라면 제품의 수출 전진기지다. 특히, 해외시장에서 ‘K-라면’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불닭볶음면’을 제조와 물류, 유틸리티(공조시설)의 자동화 구축을 통한 생산 극대화를 실현해 해외수출 확대로 연결하고 있다.
21일 공개된 삼양식품 밀양공장은 말그대로 제조시설의 디지털화를 구현한 ‘스마트 공장(Smart Factory)’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다른 라면 공장보다 생산 공정이 빨라 총 10개 라인에서 1분에 평균 800개의 라면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제조 현장에서 눈길을 끄는 광경은 라면이 만들어지는 공정 방식과 진행 속도였다.
공장 투어를 맡은 밀양공장 관리지원팀 서일찬 매니저는 "일반공장이 하나의 믹서(혼합기)로 밀가루를 넣은 뒤 배합해 교반과 반죽을 거치는 ‘배치식’을 채택하고 있다면, 삼양식품 밀양공장은 ‘연속식’"이라며 "밀가루가 계속 들어오며 배합과 교반, 반죽을 쉼없이 진행해 라면 제조 공정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게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밀양공장 내에서 제분을 거쳐 생산된 면은 얇게 펴진 뒤 빠른 속도로 가공돼 라면 특유의 구불구불한 형태로 모양이 잡혔고, 이후 스팀을 이용해 면을 찐 뒤 적당한 크기로 자르고 접어 라면 모양틀에 보내면 한국인의 최애식품 라면의 완성꼴이 갖춰졌다.
이어 고온에 팜유로 면을 튀기는 유탕공정과 냉각공정까지는 기계를 이용한 완전자동화로 진행됐다.
밀양공장에서 좀체 눈에 띄지 않던 사람(생산직원)들은 비로소 라면 제품 검수 과정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삼양식품은 자동화 기계생산을 진행하는 만큼 검수 과정을 매우 꼼꼼하게 챙긴다.
검수 과정은 밀양공장의 생산 과정에서 유일하게 사람이 직접 근무하는 단계라고 서일찬 매니저는 말했다. 라면의 모양에 문제가 있을 경우 육안으로 확인해 걸러내는 일을 담당하는 작업을 사람들이 해내고 있다. 현재 밀양공장의 라면제품 양품률(수율)은 약 93%로, 삼양식품의 원주와 익산 공장보다 낮은 편이다. 그만큼 밀양공장의 검수작업이 더 까다롭고 철저하다는 설명이었다.
검수 과정을 마치고 자동포장까지 거쳐 전체 생산공정을 완료한 삼양식품 라면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유럽·중동 등 해외 100개 이상 나라로 수출되고 있다.
▲삼양식품 밀양공장에 설치된 실시간 라인 모니터링 자동화설비 모습. 사진=김유승 기자 |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세 가지 시스템을 도입했다. 첫 번째는 생산 실행 관리 시스템(MES)으로, 공장 관리 최적화를 위한 품질 설비 자동화를 일컫는다. 밀양 공장은 MES를 통해 월간 생산량과 실적 등 모든 분야를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있다.
두 번째는 전기, 스팀, 가스 등 에너지 관리와 공조시설의 자동화를 뜻하는 시스템 빌딩 관리 시스템(BMS)이다. 마지막은 자동화 창고 관리 시스템(WMS)로, 이를 통해 바코드 기반 원자재와 제품 관리 체계를 확립해 생산부터 물류 연계까지 전부 통합하는 관리 환경 구현을 마쳤다.
그 결과로 지난 1970년대에 지어진 삼양의 익산 공장은 분당 220개의 라면을 생산해내는 반면 밀양 공장은 분당 800개의 라면을 제조하는 생산성 혁신을 이뤄냈다고 삼양식품은 전했다.
아울러 삼양식품은 최근 글로벌 트렌드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개선)인 만큼 밀양공장 설립 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운영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밀양공장의 외벽에 총 924개의 태양광 패널이 부착돼 재생에너지(전기)를 생산하고 있는데, 발전량은 760가구들이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소개했다.
박인수 밀양 공장장은 "올해 삼양공장의 라면 생산 목표는 4억 5000개로, 연간매출 3200억원 달성뿐 아니라 라면 종류도 29종까지 늘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