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영화 아이언맨의 ‘자비스’와 같은 개인용 인공지능 비서가 스크린에 등장했을 때 우리는 감탄했다. 또 빌게이츠는 향후 PDA(Personal Digital Agent)와 같은 맞춤화된 개인용 디지털 에이전트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사람들이 인공지능은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미래의 사회 구조를 형성할 것이며 우리는 인공지능과의 공존을 통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게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곁에 있는 인공지능은 ‘자비스’의 서비스를 기대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장밋빛 미래를 전망하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모델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실패로 끝나는 경우도 많다. 기업들이 인공지능을 도입할 때 실패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인공지능 도입의 목적과 가치를 명확하게 정의하지 않거나 어떤 비즈니스 단계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이 없는 경우다. 기업은 인공지능을 도입하기 전에 어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지, 어떤 가치를 창출하고자 하는지를 명확하게 설정하고 그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인공지능을 협업과 커뮤니케이션을 위한 도구로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빅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인공지능을 통해 분석하며 분석된 결과를 사람이 해석해 의사결정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과 사람들이 함께 효과적으로 협력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원활하게 소통하며 팀으로 일하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며 협력할 수 있는 능력 또한 중요하다.
인공지능은 인류사회에 많은 혁신과 발전을 가져왔지만 여전히 한계와 문제점이 존재한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 모델이 모든 문제점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는 현실적으로 섣부른 판단이다. 인공지능은 강력한 도구지만 그 자체로는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지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은 기계 학습과 패턴 인식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예측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의사 결정에 있어서도 한계가 있다. 데이터 편향, 모델의 편향, 개인정보 보호, 윤리적 고려 사항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더불어 인공지능은 사람의 감성, 윤리적 판단, 창의성 등 인간적인 요소를 완전히 대체하기 어렵다. 인공지능 도입에 대한 조직 내 변화 관리의 부재도 문제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즉,인공지능 도입은 조직의 프로세스와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를 가져온다. 그러므로 조직 내에서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원이 없으면 인공지능 도입은 실패로 귀결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합리적인 인공지능 기술의 활용을 위해서는 목적과 가치의 명확한 정의, 데이터 품질과 가용성의 고려, 변화 관리와 조직 내 인력의 준비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 기업들은 인공지능 도입의 잠재적인 이점을 인식하면서도, 전략적이고 신중한 접근을 통해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인공지능의 도입과 활용에 있어 윤리적인 고려와 투명성, 책임성을 갖추어야 하고 사회적인 영향과 역사적인 문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고려가 필요하다. 특히 인공지능은 데이터에 의존해 작동하기 때문에 품질이 좋고 충분한 양의 데이터 분석이 요구된다.
기업이나 조직에서 인공지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인공지능의 특성과 작동원리 그리고 인공지능이 제시하는 분석결과를 업무프로세스와 연계해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문제의 속성에 따라 사람이 해결할 문제, 인공지능과 협업할 문제, 인공지능이 더 잘 해결할 문제로 나누어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인공지능은 도구로서 인간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할 수 있다. 다만 문제 해결의 복잡성과 다양성을 고려해 다양한 전문분야의 지식과 인간의 지혜를 결합한 종합적인 접근이 기업경영에 있어서 인공지능을 성공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