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부산작전기지에 미국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추진 탄도유도탄 잠수함(SSBN) 켄터키함(SSBN-737이 입항해 있다. 북한은 이날 한미 간 새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입항에 반발하며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SRBM) 2발을 발사했다. 연합뉴스 |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은 한미 간 새 확장억제 협의체인 핵협의그룹(NCG) 출범과 미국 전략핵잠수함(SSBN)의 부산 입항에 반발한 것으로 풀이됐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우리 군은 오전 3시 30분께부터 오전 3시 46분께까지 북한이 순안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550여km를 비행 후 동해상에 탄착했다"며 "이에 대한 세부제원은 한미 정보당국이 종합적으로 평가 중"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지난 12일 고체연료 추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발사 이후 일주일만이다.
북한의 이날 탄도미사일 발사는 전날 한미가 NCG 출범회의를 개최하고 미 전략핵잠수함인 켄터키 함(SSBN-737)을 부산에 기항시키며 핵 억제력을 과시한 데 대한 반발로 풀이된다.
북한은 과거에도 계기가 있을 때마다 경북 성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기지나 평택 미군기지까지 거리에 상응하는 사거리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무력시위를 해 왔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비행거리를 볼 때 부산에 입항한 SSBN을 겨냥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새벽 취약시간을 노려 우리 군뿐 아니라 사회를 피곤하게 하고 내부적으로는 군부가 대응하고 있다는 모습을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핵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 SSBN의 한국 기항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의 한국 방문 이후 42년 만이다
□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북한은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 특히 자신들에 큰 위협이 되는 SSBN의 한국 기항 계획에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지난 14일 담화에서 미국의 SSBN 입항계획을 거론한 뒤 "미국이 우리를 건드린 대가는 결코 가볍지 않을 것"이라며 "매우 상서롭지 않은 일들이 미국을 기다릴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러면서 "전략자산 전개의 ‘가시성’ 증대와 더불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응성 행동방식과 범위도 보다 자유분방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한미의 NCG 첫 회의를 하루 앞둔 지난 17일에도 담화를 내고 "미국은 확장억제 체제를 강화할수록, 군사동맹 체제를 확장할수록 우리를 저들이 바라는 회담탁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 뿐"이라며 한미의 확장억제 강화에 반발했다.
합참은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는 한반도는 물론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중대한 도발 행위"라며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한 것임을 강력히 규탄하며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우리 군은 북한의 추가도발에 대비하여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관련 동향을 추적 감시하면서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압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기초로 확고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번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는 남한을 겨냥한 변칙 궤도 미사일의 성능을 시험하는 차원일 가능성도 있다. 이번 미사일은 사거리와 정점 고도 등을 고려할 때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또는 ‘북한판 에이태큼스’로 불리는 KN-24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하마다 야스카즈 일본 방위상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 2발의 최고 고도가 50㎞라고 설명하면서 "변칙 궤도로 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통상 단거리 탄도미사일의 최고 고도가 사거리의 4분의 1인 점을 감안하면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미사일의 정점 고도는 낮은 편이다. 낮은 고도에서 변칙 궤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은 요격하기 어렵다.
북한은 지난 12일 정점고도 6000㎞ 이상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화성-18형) 시험발사를 통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보여줬고, 이날은 남측에 대한 기습 공격 능력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