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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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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에 가려졌던 제약·바이오, 반등 시작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3.07.24 16:24

비만치료제 개발 호재에 동운아나텍·펩트론 등 두 배 급등



“정부의 바이오 정책 발표 힘입어 상승 여력 충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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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전지에 가려 수요가 주춤하던 제약·바이오 업종 주가가 반등하는 양상이다.


[에너지경제신문 김기령 기자] 2차전지의 흥행에 가려 주춤하던 제약·바이오주가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신약 개발과 첨단바이오 정책 발표 소식이 잇따르면서 하반기 제약·바이오주에 대한 전망을 밝히고 있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동운아나텍(117%), 펩트론(115%) 등의 주가가 100% 넘게 급등했다. 이달 들어 개인 투자자들은 동운아나텍을 39억원어치 사들였고 기관은 펩트론을 10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들 기업은 당뇨·비만 치료제 관련 업체다. 기존에 당뇨 치료제로 주목 받던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작용제’가 비만 치료제로도 각광 받기 시작하면서 주가가 급상승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암젠, 화이자 등 빅파마(글로벌 제약사)들이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개발에 참여하고 있어 당뇨·비만 치료제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스마트데포 기술을 적용한 펩트론의 ‘지속형 엑세나타이드 프리센딘’이 글로벌 3상 승인을 받아 임상용 의약품으로 미국에 진출하게 됐다"며 "펩트론은 지속형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기술 이전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허 연구원은 이어 "GLP-1 작용제의 시장 규모는 연평균 29%씩 성장해 지난해 약 30조원을 기록했고 오는 2028년에는 약 85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동운아나텍은 최근 주가 급등으로 인해 투자위험종목으로 지정되면서 지난 20일 주식매매거래가 정지된 바 있다. 동운아나텍은 자체 개발한 ‘타액 당 진단기기’ 임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내면서 주가가 441% 급등했다. 올해 초 9110원(지난 1월2일)이던 주가는 지난 19일 4만9300원까지 올랐다.

과거 제약·바이오 업종은 대표적인 성장주로 코스닥 대장주의 역할을 담당했지만 최근에는 2차전지주로 수요가 옮겨가며 오랜 기간 소외되어왔다. 키움증권 통계에 따르면 코스닥 내 시가총액 비중은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바이오 비중이 22%, 2차전지 비중이 17.3%로 바이오 비중이 더 컸다. 하지만 이달 코스닥 시총 비중은 바이오가 20.5%, 2차전지가 20.4%로 2차전지가 바짝 좇고 있는 양상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제약·바이오 업종이 2차전지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하락세라도 성장 가능성만은 충분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정책 모멘텀이 크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바이오산업 활성화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데이터 기반 의료서비스 혁신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 △첨단 융복합 기술 연구개발 강화 등 다양한 전략 등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어서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정부는 2023~2027년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종합계획에서 블록버스터급 신약 개발을 위한 만반의 지원을 하겠다는 정책적 의지를 표명했다"며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주식시장에서 움직임이 주춤했던 제약·바이오 업종이 정책 모멘텀에 힘입어 기지개를 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 업황이 긍정적으로 전망됨에 따라 전통 제약업체들도 수요가 살아나는 추세다. 셀트리온 헬스케어는 2차전지주 사이에서 코스닥 시가총액 순위 3위(10조5419억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각각 4, 5위인 엘앤에프(10조1834억원)와 포스코DX(5조1008억원)보다 시총순위가 높다.

대표적인 제약·바이오 종목으로 꼽히는 유한양행도 2분기 실적이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 들어 주가가 14% 올랐다. 지난 21일에는 주가가 하루 새 11% 넘게 오르면서 장중 52주 최고가(6만9100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전 사업부의 고른 매출 성장을 바탕으로 하반기에는 양호한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유한양행을 하반기 제약·바이오 업종 내 대형주 최선호주로 꼽았다.

girye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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